한나라당이 예고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상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7일 박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질서 유지권을 발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비준안 상정을 위한 질서유지권 발동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실력저지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여야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FTA 비준안 상정에 이어 법안 심사에도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중진 연석회의에서 "국민이 정권이 바뀌었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경제 살리기 법안, 세출 부수법안, 사회개혁 법안 등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서유지권 발동과 관련 외통위 관계자는 이날 "박 위원장이 직권으로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며 "한미FTA 비준안 상정에 대해 민주당이 실력저지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말했다.
18대 국회 들어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8일 비준안 상정을 반대하고 있는 야당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한미FTA 비준동의안 강경 처리와 관련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미국 행정부가 미 의회에 비준 요청을 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비준안과 관련 법안을 처리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야간 합의 처리 약속을 깬 한나라당의 비준안 직권상정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상정 강행시 벌어지는 모든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한나라당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미국의 경우 행정부가 FTA 이행법안을 제출하면 의회가 9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다"며 "오바마 정부가 재협상 없이 기존 FTA 체결 내용을 그대로 비준받겠다는 입장만 분명해지면 우리도 즉각적으로 동의하고 선도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민주당은 의원전체의 성명서를 통해 "이번 FTA 직권상정을 결코 용납지 않을 것이며, 상정을 강행할 경우 벌어지는 모든 사태에 대하여 전적으로 한나라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서 한바탕 격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송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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