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국내 금융시장이 적잖은 타격을 입은 가운데 경기후생산업이라는 특성상 그나마 상황이 나은편에 속하던 보험회사들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경기 악화로 인한 신계약 감소와 보험해약 증가라는 악재로 번지고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생명보험협회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들의 신계약 건수는 1258만5018건으로 전년동기대비 5.4% 감소한 반면 해약·효력상실 건수는 385만2099건으로 전년동기대비 11.8%나 급증했다.
특히,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는 생보업계의 성장을 이끈 변액보험의 실적과 생보사 자산운용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올해 9월 말 현재 생보사 지급여력비율은 184.4%로 3월 말보다 52.7%포인트 급락했다.
손해보험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자동차보험 매출은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장기보험 해약률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11월 들어 신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매출은 84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 감소했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신차 판매량은 7만4753대로 전년동기대비 27.7% 줄어들었다.
여기에 저가 온라인보험 시장점유율이 올해 4월 17.4%에서 지난달에는 18.4%로 늘어난 점도 자동차보험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11월중 지급된 자동차보험금은 5946억으로 전년동기대비 3.6% 늘었다. 유가 하락으로 차량을 운행하는 운전자가 늘어나면서 교통사고율이 급증했기 때문.
7월 이후부터 11월까지 휘발유 가격은 22.8% 낮아진 반면 이 기간동안 일평균 사고건수는 22.1%나 증가했다.
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이 줄어든 반면 보험금 지급은 늘어나면서 올들어 60%대에 머물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3.9%로 높아졌다.
문제는 국내 실물경기 침체가 내년 초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같은 양상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그럴 경우 신계약 감소와 보험해약률 증가는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게 되고, 보험사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보험사들은 조직을 개편하거나 추진중인 사업을 연기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 닥쳐올 위기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LIG손해보험은 개인영업과 법인영업을 통합 관장하는 영업총괄을 신설하고, 대표 직속으로 있던 해외사업담당도 그 아래로 이동하는 등 조직을 개편했다.
삼성화재는 내년 1월부터 선보일 예정이던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서비스를 잠정 보류한 상태다. 현재의 경기침체 상황과 비용문제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보는 쪽이 우세하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결론이 난 사항은 아니지만 1월에 온라인자동차 보험 진출은 힘들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당국의 입김 탓이 아니라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 시간이 걸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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