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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휴전’, 물꼬 트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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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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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와 한미FTA 단독 상정으로 야당과의 감정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는 22일 임시국회 쟁점법안 처리도 꼬여만 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속도전’ 방침에서 25일까지 야당과 협상하겠다는 강온양면 전략으로 선회했으나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여당의 직권상정ㆍ강행처리 방침은 그대로인 만큼 ‘진정성이 없다’며 상임위장을 점거, 국회 공전이 계속되고 있다.

◇與, “대화가 안되면 어쩔 수 없어”

한나라당은 야당과 물밑접촉을 통한 대화를 시도 중이나 쟁점법안을 기존 당론대로 처리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야당이 솔깃할 만한 협상안도 없을뿐더러 대화가 안 될 경우 직권상정이나 강행처리도 불사할 방침이다.

김정권 원내대변인은 22일 “지도부가 통화로 협상을 벌이고는 있으나 말이 안 통해 답답할 따름”이라며 “심지어 민주당은 정무위에서 전문가 공청회를 열자는 절충안도 물리치고 계속 회의실을 점거 중”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또 “야당이 반발하는 법안에는 헌재에서 위헌 판결이 난 것(종부세 등)도 있는데 우리보고 이를 어기라는 것이냐”며 “협상이 결렬되면 대의를 위해 직권상정과 강행처리도 가능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연내 처리하겠다는 은행법, 금산분리완화 관련법 등 114개 법안은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것이다. 

또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법 등 30여건의 쟁점법안을 필요하면 직권상정을 해서라도 처리한다는 국토해양위 문건이 공개, 한나라당의 ‘휴전’ 진의에 강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끼 없이 고기 낚기 기다리는 꼴’이라며 한나라당이 처음부터 강행처리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野, “여권이 이중플레이 하고 있어”

한나라당의 방침에 민주당에선 대화수용은 고사하고 오히려 타깃을 청와대로까지 확대하는 분위기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지도부가 청와대만 갔다 오면 ‘속도전’ 운운하고 직권상정을 일삼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대화제의는 진정성이 없으며, 입법부 위에 군림하는 이명박 대통령도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유정 대변인도 “여당이 국회공전의 책임을 민주당에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겉으로는 대화 운운하면서 25일이 지나면 예정대로 강행처리나 직권상정을 되풀이 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예산안과 한미FTA비준안 단독 처리에 대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가 없으면 상임위 점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박기춘 의원 등 국토위 소속의원들도 ‘직권상정 문건’과 관련, “이게 한나라당이 얘기하는 대화냐”며 이병석(한나라당)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강력반발 함에 따라 모처럼의 ‘크리스마스 휴전’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25일 이후 정국은 급속하게 얼어붙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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