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이재오 복귀' 놓고 신경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측이 이재오 전 최고위원 복귀를 놓고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내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친이-친박' 전선이 부활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완전히 무장해제하고 있는데 (이 전 의원이) 들어온다면 이쪽을 또 치려고 할 테니까, '또 전쟁이 시작되는구나' 신발끈을 동여매고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출함으로써 '이재오 복귀'에 대한 경계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는 또 "이재오씨가 들어오면 가만히 있겠느냐. 입각설도 있고, 국정원장설도 있고 뭔가 움직일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김 의원은 22일 "정치판에 정치가 없는 것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전혀 싸울 생각이 없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 복귀하면 저쪽에서 우리가 본인들을 칠 것이라는 생각에 우리를 공격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준비를 해야한다는 상황을 설명한 것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친박 성향의 한 영남권 재선 의원은 "들어오고 말고는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고 우리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면서도 "그가 들어오는 것이 대통령에게 도움이 된다고는 보지 않지만, 어디까지나 본인의사 아니냐"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친박 초선은 "당이 화합해서 잘 가야될 때 그런 인사가 들어와 분란이 생겨서는 곤란한 것 아니냐"면서 "그야말로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합해야 하는데 크든 작든 분란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 측에선 일단 "발언이 왜곡된 것 아니겠느냐"며 반응을 자제했지만, 불쾌한 기색이 뚜렷했다.

 한 측근은 "김무성 의원이 그렇게 이야기했을 것 같지는 않고, 그 양반도 난처할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대체 언제 들어오라는 말이냐. 이 전 최고위원은 여의도 정치 한복판에서 뭔가 하는 것처럼 비치는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큰 차원에서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