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 여파가 주류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기쁨과 파티의 상징인 샴페인 업계 역시 불황을 실감하고 있다.
예로부터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샴페인 코르크가 터지는 일은 일반적인 상황이었지만 올해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경기침체로 샴페인 업계에도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샴페인 판매는 지난 10월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한 것으로 10월말까지 9개월간 4.9% 감소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첫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당시 1999년 밀레니엄 세일과 과다 매입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바 있다.
폴로져의 페트리스 노예르 대표는 "신용위기와 실물경제의 악화가 샴페인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60년 역사의 폴로져의 첫 외부출신 대표로 임명된 노예르는 "영국, 호주, 스웨덴에서 제품 판매가 감소하고 있지만 자동차를 비롯한 다른 산업을 감안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부진하지만 여전히 양호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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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폴로져 샴페인 |
겉보기에는 샴페인 거리에서의 연말파티는 순조롭게 준비되고 있다. 폴로져를 포함한 샴페인 하우스마다 방문자들에게 샴페인 바는 물론 불꽃놀이, 음악, 패션쇼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랑 씨에클로 유명한 로랑페리에는 영국을 비롯해 2대 시장인 미국의 수요 감소로 인해 상반기 순익이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내년 전망 역시 불확실하다. 평균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프랑스 유통업체 니콜라는 샴페인 업계가 지난 수년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지만 내년에는 전략을 수정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드레스너클라인워트에 따르면 지난 3년에 걸쳐 샴페인 가격은 연평균 11% 상승했지만 전체 볼륨은 7% 늘어나는데 그쳤다. 시장의 왜곡이 있었다는 것이다.
폴로저의 노예르 대표는 시장 환경 악화에 따라 최소한 수출에서만큼은 내년 샴페인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방침이다. 폴로저는 연간 165만명의 샴페인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중 8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폴로저가 내년 가격을 동결한다면 15년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것이 된다.
노예르 대표는 2010년까지 샴페인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에 나서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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