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대주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이번 연말연시에 해외출장 같은 특별한 업무일정 없이 가족들과 함께 신정(설)을 지낼 계획이다.
특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 경제상황탓에 내년도 경영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 이들 총수들의 마음 또한 그 어느해보다 무거운 상황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대주주는 당초 이달 중순쯤 날 것으로 예상됐던 대법원 판결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이번 연말연시는 차분한 가운데 무거운 마음으로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외부활동은 거의 삼가한 채 자택에서만 줄곧 생활중인 이 대주주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지만, 대주주로서 임원 인사에 관여하지 않을 수 없어 대법원 재판후 단행될 그룹의 임원인사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26일 고객접점 부서를 제외한 전 계열사들이 집단휴무에 들어가고, 29∼31일까지도 각 계열사별로 근무여부를 결정키로 해 사실상 이번 연말연시는 정상적인 업무진행이 힘들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불어닥친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기속에 최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마음도 무겁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판매실적이 당초 목표치였던 480만대보다 60만대나 줄어든 42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며, 현재 해외판매 재고량도 106만대나 쌓여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세계적 경기불황에 따른 위기극복 방안과 신성장동력 발굴, 글로벌경영 등을 놓고 집중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역시 올 연말연시에 특별한 해외일정 없이 가족들과 함께 보낼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그동안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왔던 제2롯데월드 건설의 물꼬가 뜨인 데 따른 후속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약 6조원에 달하는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자금 납부시기를 놓고 산업은행과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어 이에대한 해법찾기가 가장 급선무인 상황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에너지기업의 특성상 내년에는 또 어떻게 바뀔 지 모르는환율, 국제유가, 세계 경기불황 등을 예상하며, 내년도 경영계획을 점검해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구자홍 LS그룹 회장 등도 연말연시 기간동안 국내에 머물며 내년도 경영계획을 구상하는 한편, 경기불황에 따른 위기극복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이면 창업 40주년을 맞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요즘 마음은 ‘비장’ 그 자체다.
그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김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창업 40년만에 이렇게 힘든적은 처음이라고 밝힐만큼 비장한 각오를 주문하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금강산관광, 개성관광 등 현재 꽉 막힌 대북사업 재개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최근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러시아를 통한 북방사업 진출의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묘책들을 구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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