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물가 하락세, 한국은 '제자리걸음'

OECD 회원국 물가 절반이하 하락
한국은 1.4% 내려가는데 그쳐

주요 선진국들의 물가 상승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 물가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특히 서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식료품과 유류 등의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빨리 오르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려가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1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기획재정부, 통계청에 따르면 OECD가 표준화한 30개 회원국의 지난해 11월 물가상승률은 2.3%로 절정이었던 7월의 4.9% 대비 2.6%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OECD회원국들은 지난해 7월까지 원자재 값 폭등으로 인한 고물가가 미국발 금융위기로 유가가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물가상승률도 절반이하로 내려갔다.

선진국에선 국제 유가 및 곡물가격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률 둔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으며  G7 국가들은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7월 4.6%에서 11월 1.5%로 3분의 1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7월 5.6%까지 올라갔던 물가상승률이 11월 1.1%로 크게 떨어졌고 일본은 2.3%에서 1.0%로, 중국도 6.3%에서 2.4%로 하락했다.

반만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5.9%에서 4.5%로 1.4%포인트 내려가는 그쳐 주요 국가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한국 물가상승률의 제자리 행보는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밀가루 가격이 폭등해 외식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4.7%로 올라갔고, 이로 인해 서민음식인 자장면(13.1%), 짬뽕(11.6%), 라면(15%), 피자(11.1%), 김밥(17%)이 10%이상의 급등세를 보였다.
  
또 국제유가 하락분이 반영되지 못하면서 휘발유값도 지난 한 해 동안 12.4% 상승률을 기록, 경유는 31.8%, 액화석유가스(LPG)도 32.3% 올라 고스란히 서민들의 고충은 배가 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선진국의 물가상승률은 유가 하락으로 인해 큰 폭 둔화된 반면 한국은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물가상승률이 둔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환율이 올라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면서 물가상승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진국들은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밀가루 등이 자체적으로 자급되지만 우리는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까지 길게는 반년까지 시차가 작용한다”며 “우리나라 구조상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관세를 내리는 등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한나 기자 ha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