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미FTA 재협상 요구 돌파책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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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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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양국간 대화로 FTA 풀어나간다”
자동차 부문 양보 가능성…쇠고기.쌀 등은 현행유지

미국 측에서 잇따라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 발언이 나오자 청와대가 진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월 임시국회 초반 FTA 비준안을 조기에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여권입장에서는 미국의 재협상 요구 가능성은 ‘돌발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후보자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한미FTA 재협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오바마 당선인은 조지 부시 행정부가 협상했던 한미FTA에 반대해왔고, 지금도 반대입장”이라며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공정한 조건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찰스 랑겔 미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도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조지 부시 행정부가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 등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하기를 원하지만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청와대는 이에 “한미FTA 재협상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일부 부문에 대한 재협상을 대비해 손익계산서를 작성하는데 분주한 분위기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한미FTA는 한미 양국의 국익에 균형을 맞춰 협상이 타결됐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를 감안하면 어떤 형태로든 일자리와 수출에 도움이 된다”며 “우리 국익과 부합하는 협상 결과의 처리를 미룰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미국과는 별개로 기존 여야 합의대로 FTA비준안이 조속히 처리하는 게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라며 “이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본격적으로 재협상을 요구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공식입장과는 별개로 청와대 내부에서는 미국측이 자동차 부문 등에 재협상을 요구해올 경우를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외교·대외전략 비서관실을 중심으로 미국 측이 한미FTA에서 재협상 내지 추가협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부문을 비롯, 쇠고기와 쌀 시장 문제, 개성공단 문제 등에 대한 대응전략을 짜고 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한미동맹관계를 내세우면서 한미FTA 조기체결을 대화로 풀어간다는 게 기본전략”이라며 “만약 오바마 차기 행정부가 자동차 부분 등에 대해 강하게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그나마 차선책은 협정 원안을 그대로 둔 채 별도의 추가협의를 통해 양국간 이견을 조율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문제는 관세 등 무역장벽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산업 자체의 결함에서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이 부문에 관해선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 부문 재협상을 미국측에 양보하더라도 쇠고기나 쌀 부문에 대해선 기존 협정안대로 가야 한다”며 “특히 ‘제2의 쇠고기’ 파동을 막기 위해서라도 쇠고기 전면 수입과 관련해선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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