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역 가격 꿈틀, 투기해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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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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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의 투기지역 해제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애초 정부는 설 이전에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검토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그 시기를 설 연휴 이후로 미루면서 까지 고민에 휩싸인 모습이다.

경기위기 극복을 위해 주택경기 활성화의 일환으로 이지역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바탕이 깔려있긴 하지만 최근 투기지역 해제가 공론화되자 다시금 강남지역의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어 정부의 고민이 깊어진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계속해 주택규제 완화 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전종환 국토부 장관은 14일 한 간담회에 참석해 “가격 급등기에 만들어진 왜곡된 주택규제는 정상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강남 3개구 투기ㆍ투기과열지구 해제와 관련해)관련 부처, 당과 협의해 빠른 시일 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기지역 해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주택투기지역 해제를 검토·논의하기 위한 부동산 가격심의위원회 일정도 잡지 않은 채 국토부와는 선긋기를 하며 딜레마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는 정부가 강남3구 투기지역해제를 통해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의 거품을 본격적으로 빼기위한 조정현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오히려 제2롯데월드 건설과 맞물려 그 일대의 주택 가격의 상승하면서 투기가 살아날 것을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국토부가 15일 발표한 ‘12월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강남 3구 아파트 거래건수는 전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면서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상대적으로 떨어진 가격에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그 예로 제2롯데월드 부지가 있는 잠실의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11월에 8억5000만원선에 거래됐던 아파트가 12월 들어 9억~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지역의 투기지역해제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불거져 나왔으나 신중히 검토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현 시점까지 왔다. 그러나 앞으로도 정부의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호가 위주의 오름세가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지, 거래가 늘며 상승세에 탄력이 붙을지 지켜본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며 “꾸준히 소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 단순한 반전인지 단정 지을 수 없어 살피고 있다”고 현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난 2006년 집값이 고점인 시기에 한해 50~100%까지 가격이 상승한 바 있다”며 “가격이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가는 것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투기지역 해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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