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국세청장을 둘러싼 ‘그림로비 의혹’에 정치권 또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 청장 파문이 경제살리기 속도전을 추진하고 있는 범여권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뇌관으로 작용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반면 여당 도덕성 흠집내기에 나선 민주당은 ‘반드시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연일 범여권을 압박할 방침이다.
당장 한나라당은 ‘선(先) 진상규명, 후(後) 대책’ 원칙을 제시한 청와대와 보조를 맞춘다는 입장이다.
윤상현 대변인은 15일 “한 청장에 관해서는 사실관계표명에 필요한 후속조치가 곧 취해질 것”이라며 “어떤 경우든 국세청이 비리 없고 세금을 똑바로 걷는 기관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한 청장이 이상득 의원과 친분이 있는 포항지역 인사들과 작년 말 골프를 함께 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부담이 두 배로 증가한 형국이다.
우선 과거 옷 로비 사건처럼 뚜렷한 실체 없는 정치공세로 확산될 수도 있다. 또 한 청장이 참여정부부터 국세청장을 지냈기에 현 정권을 향한 또 다른 의혹이 불거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봐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청장이 그동안 많은 적을 만들고, 이명박 정부 역시 많은 적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범여권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을 입힘으로서 2월 임시국회에서도 유리한 정국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사표 한 장 달랑 내고 모든 것을 마무리할 수는 없다”며 “포항에서 골프채를 들고 무엇했는지 분명히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최 대변인에 따르면 정권의 친인척이 관련된 의혹이 벌써 3번째인 만큼 그냥 덮어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 원혜영 원내대표는 “그림로비 논란의 핵심은 국세청 내부의 TK세력과의 갈등”이라며 “TK출신의 현 국세청장 흔들기가 지난 연말 인사에서 약진한 것으로 본격화됐다”고 ‘개각 음모설’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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