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사 인터뷰] 韓기업과 윈윈 전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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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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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 띠엔 밤 주한베트남대사는 한국과 베트남 양국간 경제 발전을 위한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베트남 경제는 1986년 개혁개방 이후 매우 빠른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은 1992년 수교 이후 양국 관계의 급속한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앞으로 경제, 문화 교류의 강화를 통해 양국 관계는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팜 띠엔 밤 주한베트남대사는 한국과 베트남 양국간 경제 발전을 위한 협력 강화가 필수임을 강조했다.

팜 띠엔 밤 대사는 지난 15일 아주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한국 기업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때 단기적인 이익만 보고 시장에 진출 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진출해야 할 것"이라며 "베트남 투자환경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나 연구가 없으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또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로 개혁개방을 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 많은 사회제도들이 국제적 기준에 맞지 않고 부정부패도 심하다"며 "우수한 기술 인력이 부족하고 인프라도 미흡하다는 점을 알아야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팜 띠엔 밤 대사와 나눈 일문일답

-한국과 베트남 양국은 역사적 친밀감을 가진 나라입니다. 양국 모두 전쟁의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는 무엇입니까.

▲한국과 베트남 모두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려 시대 베트남 사람이 한반도에 와서 정착한 사례도 있습니다.  한국의 베트남 전쟁 참전으로 양국은 1992년까지 수교관계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1992년 수교를 맺은 후 16년 동안 양국관계의 급속한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양국은 수교 초기 우호협력관계를 2001년 보완적인 동반자 관계로 승격 시켰으며 양국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양국관계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은 경제협력 뿐만 아니라 문화,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최근 양국의 인적교류도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한국 거주 베트남인의 수는 현재 약 8만 명에 이르며 베트남 거주 한인의 수도 비슷합니다. 각자 교민의 보호, 관리를 위해 양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포스코, GS건설 등이 베트남의 부동산 개발이나 인프라 건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가 한국 기업을 비롯해 외국계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습니까.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은 2006~2007년 베트남 투자 1위입니다. 투자의 95%가 산업, 건설, 서비스 부분에 집중되어 있으며 베트남 일자리 창출에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20만 명의 베트남인들이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으며 베트남 수출과 경제성장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포스코, 롯데, 금호아시아나, SK, LG, 현대, 삼성 같은 한국의 대기업들의 투자가 많이 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차별 없이 성공적으로 투자하고 서로 윈윈(Win Win) 할 수 있도록 도울 것 입니다.

베트남이 WTO에 가입한 후 국내와 외국기업 간의 차별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정부는 WTO의 규정대로 외국 투자 관리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비스 부문 등 일부 투자가 제한되었던 부분에 대한 규제를 이미 완화했습니다.

외국 기업에 대한 혜택은 정부가 베트남 투자법에 근거해 일부 지역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외국 기업과 베트남 기업 간의 차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국 기업인들에게 베트남 투자의 매력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제가 한국 기업인들에게 드릴 수 있는 말은 우선 철저한 사전 조사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베트남은 매력적인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풍부한 인력과 천연자원, 안정된 정치와 국제관계 등이 베트남 경제에 매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반면 단점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경제이기 때문에 제도가 국제적 기준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프라도 선진국과 비교해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베트남 투자 시 생각했던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순 노동력이 풍부한 대신 우수한 고급 인재는 부족한 형편입니다. 인건비 상승과 노사분규 증가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정부의 부정부패도 심한 편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투자 할 때 베트남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충분한 연구를 해야 합니다. 베트남 시장이 좋다고 무조건 투자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베트남은 중장기적으로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우고 베트남의 잠재력, 장래 등을 믿고 진출 하면 좋겠습니다.

베트남의 법, 문화, 역사, 현지 사정 등 모든 측면을 연구하고 투자하면 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방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한류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가 베트남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한류라고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그냥 한국문화라고 합니다. 지난 90년대 말 부터 한국문화가 베트남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의 드라마, 예술, 공연 등은 베트남 문화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류는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을 알고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가보지 않고도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습니다.

또한 한류는 베트남 문화 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류를 접한 베트남 국민들이 국내의 공연 예술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면서 발전을 위한 하나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앞으로 베트남 사람들이 한류를 통해 한국을 이해하듯이 베트남 문화도 한국에 많이 소개되어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을 알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베트남 경제는 중국에 이어 아시아의 주요 성장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베트남 경제의 현황과 전망은 어떻습니까.

▲베트남 경제는 지난 20년간 개혁개방 정책으로 매년 7~8% 성장했습니다. 국민소득은 작년 1000 달러를 돌파했고 수출은 매년 25% 이상 증가했습니다.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빈곤문제 해결에도 많은 진보를 이루었습니다.

베트남 정부의 목표는 2010년까지 현재의 국민 소득을 중진국 수준인 1200 달러까지 늘리는 것입니다. 그 후 10년간 산업 현대화를 추진하여 2020년 완전한 공업국으로 변신할 것입니다.

작년 세계적 경제 위기와 베트남 자체의 문제점 때문에 경제 성장이 많이 둔화 된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의 작년 성장 목표는 8~9% 였지만 실질적으로 6.5% 정도 밖에 성장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 인플레이션과 무역적자 확대가 가장 큰 어려움 이었습니다.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작년 상반기의 어려움은 안정적으로 극복 됐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경제성장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2009년 베트남 정부는 인플레이션과 물가 안정 위주에서 경제 위기극복으로 정책 방향을 바꿀 것입니다. 올해 경제 성장 목표치는 6.5%로 예년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지만 현 세계 경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베트남의 국민 소득이 1000 달러에서 1200 달러로 증가하려면 20% 이상 상승해야 하는데 최근의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한 것입니까.

▲사실 이 계획은 2000년 대 초에 세워진 것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8%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베트남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베트남의 위상이나 발언권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무엇입니까.

▲베트남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제 협력 기구 등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은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경제도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시아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베트남의 역할을 넓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베트남은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이사국으로 아시아를 대표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내년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넓힐 것입니다.

베트남은 유엔의 세계평화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핵문제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참여할 의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미 FTA 문제로 많이 시끄럽습니다. 한국은 미국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고 미국은 자동차 무역 불균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베트남도 FTA를 할텐데 FTA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현재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의 FTA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경제가 계속 발전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다른 국가와의 FTA 체결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일본과도 FTA 협상이 진행 중이거나 이미 합의된 부분도 있습니다. 여러 여건이 맞고 국가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되면 진행할 것입니다.

-세계적 불경기로 많은 나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전체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나라입니다. 이번 경제위기로 베트남의 수출이 줄어들면 경제성장과 사회 안정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베트남의 수출은 어떻습니까.

▲베트남의 수출은 매년 20% 이상 성장해 왔습니다. 특히 2007년엔 30%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작년엔 세계적 경제위기로 10% 성장 하는데 그쳤습니다.

외국인 투자 감소도 큰 문제입니다. 베트남은 2008년 사상 최대인 64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고 그 중 120억 달러가 이미 집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외국인 투자가 크게 감소할 것이고 이미 추진 중인 일부 프로젝트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관광업의 타격이 클 것입니다. 지난해 베트남의 관광산업은 30% 감소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외국 관광객이 더욱 줄어들지 않을 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산업 생산과 수출의 증대를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베트남의 지하경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실물경제보다 지하경제 규모가 더욱 크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지하경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그동안 베트남이 법적으로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을 벗어나 경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또한 정부가 예전 정부의 부족한 부분을 국민들이 부업을 통해서 스스로 해결하도록 한 부분도 있습니다.

매년 해외의 베트남 교민들이 베트남으로 송금하는 액수가 80억 달러에 이르며 그런 부분에서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는 경제활동이 있습니다.

지하경제 규모는 약 100억 달러 정도로 실물 경제 보다 크다고 보지 않습니다.

-베트남의 응웬 떤 중 총리의 리더십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응웬 떤 중 총리의 리더십과 경제 정책을 설명해주신다면.

▲응웬 떤 중 총리는 그동안 베트남 경제성장과 사회 안정을 이끌었습니다. 작년 일부 사람들이 베트남의 IMF가 왔다고 할 정도로 베트남 경제가 위기를 맞았지만 정부의 적절한 조치로 문제를 바로 잡았습니다.

총리의 경제위기 극복 능력에 대한 평가는 베트남 내에서도 평가가 좋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의 정치구조는 1인 지배체제가 아니라 집단 지배체제입니다.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회의가 있으며 최고 지도부는 정치국입니다.

베트남 정치체제는 집단적인 토론과 판단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며 있을 수 반발을 방지하고 정책을 뒷받침 해주는 체제입니다.

최고지도자로서 공산당 서기,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 이렇게 네분이 베트남의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베트남 국민들도 총리에 대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아주경제가 창간 1주년을 맞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아주경제와 처음 만나서 매우 반갑게 생각합니다. 아주경제가 한국과 아시아의 경제 활동에 기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베트남에도 한국과 똑같은 설날 명절이 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도 이맘 때 만나면 한국 사람과 똑같이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합니다. 박정규 편집국장님 이하 아주경제 직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아주경제가 앞으로 한국 언론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아시아 경제 협력에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대담: 민태성 국제경제팀장
정리: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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