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사망사건 놓고 당청. 당당간 엇박자 격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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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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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인명 희생 가슴 아프다”
여권, 김석기 내정자 조기경질 당론 추진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과 관련,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인책을 둘러싸고 당청간 불혐화음이 거세지고 있다. 또 집권여당내에서도 엇박자가 불거지고 있다.

청와대는 ‘선 진상규명’을 주장하면서 긴급진화에 나섰지만 ‘1.19 개각’에서 정치인이 배제되면서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은 한나라당은 김 내정자의 조기경질로 당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권내 균열도 도를 넘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선 진상규명이 당의 공식입장”이라고 했지만, 홍준표 원내대표는 김 내정자의 조기경질을 촉구하고 나서 확연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청와대 “선 진상규명이 우선”…김석기 경질 ‘보류’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 “인명 희생이 빚어진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면서 재발 방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김 내정자의 거취와 관련해선 “진상규명이 우선돼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 김 내정자 등 책임자 파면과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선데 대해선 “무차별적인 흠집내기용 정치공세”라고 일축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내정자의 거취 문제는 논의된 것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은 신중하고 한번 신뢰를 하면 기회를 주는 게 특징”이라며 “아직 김 청장 내정자의 거취를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전격적으로 해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야권이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비생산적 정치 공세로 간주,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세워둔 상태다.

◆집권여당, 김석기 조기경질 당론 추진할 듯

그러나 한나라당에서는 김 내정자의 조기 경질을 당론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이날 긴급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선 진상규명이 당의 공식입장”이라고 정리했지만, 홍 원내대표는 “김 내정자가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다음달 쟁점 법안 처리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어제 (조속한 퇴진을) 얘기했다. 그렇게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박 대표와 각을 세웠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책임추궁에 따른 사법적 책임 받는 것과 정치적 관리적 책임 묻는 것은 다르다”며 “(김 내정자 조기경질을) 즉각 해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최근 개각에서 정치인이 배제되는 등 ‘청와대의 일방통행’에 대해 여권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이 같은 조기경질론은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야권의 책임자 파면요구가 더욱 거세지기 전 김 내정자가 국정 2년차 운영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도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상득계 한 의원은 “김 내정자의 조기경질이 당론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개각 등에 대한 불만이 쌓인 상황에서 당 지도부에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자칫하다보면 경찰 특공대의 강제진압 논란이 확산돼 ‘제2의 쇠고기 파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만큼은 집권여당의 뜻을 청와대에 강력히 관철시키자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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