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효자국가 EU, 작년 178억 무역수지 흑자
정부 녹색성장…EU 친환경 시장 선점 효과적
한EU FTA, 수출부진 타개의 돌파구로 급부상
세계 최대의 수입시장 EU는 무역의존도가 70%를 넘는 한국이 반드시 점령해야 하는 수출 영토다. 지난해 연간 무역수지는 130억달러 적자였지만 대EU 무역수지는 178억달러 흑자를 기록, 적신호가 켜진 수출부문에 그나마 숨통을 터줬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화두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EU의 환경관련 제품에 대한 평균관세율은 미국보다 높기 때문에 한EU FTA(자유무역협정)는 새로운 친환경 시장 개척의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수입시장 EU 시장 선점해야
EU는 기존 15개 회원국에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동구권 국가들이 추가 가입함으로써 동유럽과 서유럽을 아우르는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2007년 EU 수입시장은 전 세계 수입 규모의 40%를 육박한 4조7000억 달러 규모지만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약 1%에 불과하다. 그만큼 선도시장을 개척할 영역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지식경제부가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미 FTA에 이어 한EU FTA가 체결될 경우 장기적으로 한국의 실질 GDP는 약 7.6%, 후생수준은 277억달러가 증가한다. 또 고용은 단기적으로 11만명, 중장기적으로 약 55만명이 늘어난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한 EU FTA가 한미 FTA보다 수출 및 수입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또 포지티브 방식으로 진행중인 서비스 양허안 협상으로 투명성 제고, 비즈니스 환경개선 등이 기대된다. EU는 세계 서비스 수출입규모에서 46.5%를 차지하고 있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한EU FTA 협상 타결을 세계경제 여건 악화가 수출부진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경제난을 타개하는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녹색 뉴딜 추진으로 FTA 타결해야
정부는 특히 신규시장 개척에 매력적인 EU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올해 1분기 내 한EU FTA를 타결 짓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세웠다. 정부는 오는 3월 첫째주 서울에서 열리는 8차 한EU FTA 협상에서 최종 타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지난 19일과 20일 3차례에 걸친 한EU 통상장관회담 직후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회담으로 한EU FTA가 8~9부 능선을 넘었다”며 “남은 것은 10%미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EU FTA 타결까지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신성장동력으로 녹색성장이 대두되는 현 시점에서 EU의 친환경적 신규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한다는 과제다. EU의 환경관련 제품에 대한 평균관세율이 미국 보다 높기 때문에 FTA를 통한 관세철폐는 통상국가인 한국의 입지를 확장시킬 수 있다.
이 회장은 “한-EU FTA 협상을 적극 활용하면 친환경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는 마지막 협상에 앞서 ‘친환경 뉴딜’ 등 녹색성장 로드맵을 명확히 밝혀, 최근 강화되고 있는 EU의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장기적으로 환경관련 국제기준을 EU가 주도하는 만큼 정부는 녹색성장 로드맵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며 “당장 친환경 생산공정으로의 전면도입이나 환경규제를 실시하지 못한다고 해도 장기적 추진의사를 밝히면서 EU에 시장개방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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