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옥... 그 여자가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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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2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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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하우스 제공>
유미옥_길을 묻다_캔버스에 아크릴_260×600_2008.

  ‘열두 해의 그림일기’전에서 애 끊은 모정을 표현했던 작가 유미옥이 3년만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한 남자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가 아닌 작가 자신의 내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대표 오현금)는 3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유미옥의 개인전 ‘길을 묻다’가 열린다. 

  작가는 지난 전시회의 아쉬움을 풀려고 작심한 듯 다양한 크기의 작품 총 28점을 선보인다. 이번에 출품되는 작품들에는 한 여성으로 살아온 작가의 일생이 그대로 묻어난다.

  프랑스 유학 후 중앙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등의 공모전에서 이름을 떨치던 작가 유미옥. 하지만 둘째 아이가 자폐증을 앓자 모든 그림을 불태우고 아이의 치료에 매달린다.

십여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작가와 그 가족들은 변산에 있는 작은 바닷가에서 영혼의 안식을 얻는다. 작가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와 동행한 열두 해. 그 세월동안 묵은 마음을 ‘빨래’한 것이 ‘열두 해의 그림일기’전이다.

  그 후 3년의 시간이 지나서 작가 자신 안에 웅크리고 있었던 감정들을 화폭에 담고 있다. 외국 유학과 유명한 미술대전 입상 등을 통해서 가졌던 젊은 시절의 자기 확신, 그리고 사람들로 인해 얻은 상처. 작품 ‘엉겅퀴’는 뾰족하지만 속 여린 작가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작품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는 세상에 문을 닫아버린 아이를 들쳐 업고 현실의 불구덩이 속을 뛰어다녔던 작가의 응어리진 마음이 화폭에 진하게 배여 있다.

  ‘길을 묻다’라는 작품에서는 막대기에 줄로 연결된 하얀 면사포와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가 등장한다. 신부의 한손에는 붉은 인형이 매달린 채로 깊은 숲을 신부는 거닐고 있다. 마치 작가의 애절한 운명을 보는 듯하다.

  이외에도 ‘여정Ⅱ’ ‘붉은방’ ‘거울보기’ 등 작가의 내면과 삶의 여정을 오롯이 표현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전시입장료 무료. 02-722-9883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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