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기업들…100원도 아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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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0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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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는 수정액을 이용하겠습니다. 엘리베이터 보다는 계단을 이용하겠습니다.’

학교에서 벌이는 절약 캠페인 문구가 아니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황 극복 자구책 중 하나로, 유통업계가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지난달 28일 사외이사와 임원들이 동결된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최고경영층인 이창규 사장과 각 CIC사장들은 연봉 20%를 자진 반납한다.

SK네트웍스 측은 “지금은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외부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위기 대응력을 높여나가야 할 때”라며 “회사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자진반납 배경을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도 임원 급여 10% 자진 반납, 일반직 사원 임금 동결 등을 선언했다.

롯데제과는 직원들의 눈높이에 맞춘 에너지 절약, 그린캠페인으로 나름의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 

본사 및 전국 5개 공장, 지점, 영업소 등의 출입문과 직원들의 왕래가 잦은 곳, 심지어 화장실 용변기 앞까지 회사 곳곳에 약 5000장의 스티커를 부착, 전사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급가동 급제동 자제하겠습니다’ ‘낮에는 창가나 복도 전등을 가급적 켜지 않겠습니다’ 등 연료절약과 안전운전 호소 문구다. 롯데제과는 이를 통해 유류비를 전년대비 약 8%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약 16억원에 달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다소 유치해 보이는 절약운동까지 전개하고 있는데, 생각외로 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하고 심기일전에 도움이 되는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화점업계도 불황 극복을 위한 절약 모드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미 올초 현대백화점과 계열사 임원들이 임금을 동결하고 올해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또 지난달 처음으로 열린 신년경영 전략 워크숍을 호텔이 아닌 천호점 이벤트홀에서 자체 진행해 경비를 줄이고, 전국 전략회의시 지방점포 임원 출장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전화회의(Conference Call)를 설치했다.

이밖에 신세계 백화점은 홍보용 전단을 주2회에서 1회로 줄이는 등 판촉비 절감에 나섰고, 지난해부터 실시하고있는 겨울철 내복입기, 자리 이석시 모니터 끄기, 공실에 소등하기 등 에너지 절약 운동을 꾸준히 전개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화장실 1회용 종이타월을 없애 손수건을 소지한 직원이 늘고 있다”며 “생존이 어렵다는 분위기가 사내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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