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추가 인하해 2.00%까지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 경기침체가 진행 중인데다 특히 올 상반기 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0.25%포인트 가량 낮추는 데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향후 경제 여건이 불확실하고 잠재부실이 아직 표출되지 않아 금통위가 인하 여력을 남겨두고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의견이다.
◆ 올 상반기 최대 고비…0.5% 대폭 인하
지난해 9월 리만브라더스 파산 이후 금융위기가 가속화하자 금통위도 10월부터 기준금리를 꾸준히 내려 사상 최저 수준인 2.50%까지 인하했다.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경기 회복 조짐이 없는데다 시장 참여자들의 불신이 해소되지 않아 많은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다시 한번 큰 폭으로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로 점치는 등 국내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 통화당국이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 실장은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 빠진 데다가 올 상반기 경제여건이 최저점에 빠질 것으로 보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할 전망"이라면서 "기준금리 및 시장금리가 여전히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라 0.50%포인트 인하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도 "한은이 적어도 0.50%는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금리 여력까지 생각할 만큼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이라고 지적했다.
◆ 0.25% 인하로 일단 숨고르기
금통위기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의견 못지 않게 0.25%포인트 인하할 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들은 △금통위가 향후 경제 여건을 감안해 인하 여력을 남겨 둘 것이고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폭이 커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으며 △최근 들어 금리인하 효과가 눈에 띄게 줄어 금융정책이 한계에 다달은 데다 △유동성 함정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실장은 "통화정책 효과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한은이 현재의 금리 수준을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폭을 줄이는 식으로 통화정책 카드를 아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호상 외환은행 연구원도 "한은이 그동안 기준금리를 크게 낮추며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기 때문에 2월에는 한숨 돌리고 3월이나 4월에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금융정책은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앞으로는 감세, 투자지원등 재정정책이 주를 이룰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 관계자는 "11일 한은이 금통위에 보고할 '경제 상황보고'가 금리 인하 폭을 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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