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아시아 채권시장이 성장했지만 불확실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지난해 동아시아 지역 채권시장 규모가 3조6920억 달러(약 5200조원)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15% 성장한 것으로 전체 채권 중 현지 통화로 발행된 채권이 14.9% 늘어났고 달러 표시로 발행된 채권은 8.2% 증가했다고 ADB는 '아시아 채권 리포트'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ASEAN) 회원 10개국과 중국, 홍콩, 한국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아시아 채권시장 성장에는 중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동아시아 채권 시장의 60%를 차지했으며 현지 통화로 발행된 채권은 22.5% 늘어났다. 중국에서 발행된 채권 규모만 2조2130억 달러에 달했다.
사진: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함께 동아시아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
중국을 제외할 경우 동아시아 채권시장의 성장률은 지난해 5.1%에 그칠 정도다.
아시아 각국 정부가 총 채권 발행에서 차지한 비중은 4분의3을 기록했다.
한편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채권시장은 위축됐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4분기 리스크 프리미엄이 확대되고 전체적인 신용시장이 침체되면서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역시 줄었다.
ADB는 올해 동아시아 지역의 국채 발행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경기부양책 확대로 각국 정부가 필요한 자금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 역시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채권 발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는 각국 정부와 정부가 보증하는 금융기관들의 채권 발행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정부가 막대한 채권을 발행하면서 회사채 금리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채권 발행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종화 ADB 지역경제통합국 국장은 "아시아 정부가 경기부양 자금을 마련하는데 있어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으며 기업 역시 발행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발행을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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