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꿀 곳 없는 GM대우, ‘4월 위기설’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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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0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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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M의 파산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의 GM대우도 4월 위기설에 휩싸였다. 금융권과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미 GM대우가 4월경 파산 가능성이 높다는 위기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4일 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금 지원이 불확실한 GM대우의 부도 위기설이 당장 4월부터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GM대우는 지난 2002년 국내 4개 은행과 맺은 신용공여한도(크레디트라인) 2조원 모두를 작년 하반기에 소진했다”며 “현금 고갈이 심화된 상황에서 당장 유동성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올해 4월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권 고위 관계자가 ‘GM대우의 심각한 자금난’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권 일각에선 GM대우가 수출대금 3000억원 이상을 떼여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는 이야기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결국 GM대우는 최근 정부와 산업은행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미국 GM 본사의 회생 여부가 불분명해 자금수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자동차업계의 회생을 위한 구조조정 방안에서 GM 파산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8년도 결산보고서가 아직 발표되지 않아 자금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무리가 있지만 GM대우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GM이 GM대우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GM대우가 자금을 지원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동성 지원이 늦어질 경우 자금의 미스매칭이 커져 자칫 회생의 실기를 놓칠 수 있다”며 파산 가능성을 염려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임금 삭감, 복리후생 잠정 중단 등 GM대우가 최근 내놓은 구조조정안은 부수적인 대책일 뿐,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이 될 수 없다”며 “정부와 채권은행을 설득할 수 있는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GM대우가 최악의 경우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자금 지원 가능성이 아직 살아 있지만,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GM대우가 유동성 위기가 없다고 단언하고 있고, 신차개발 자금 확보를 위해 지원을 요청한 만큼 회사 자금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원여부를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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