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호황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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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0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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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CI EM지수 편입 14개지수 S&P500 수익률 상회 경기회복 신호가 관건 '불투명' 지적도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금융위기로 휘청이고 있는 사이 신흥국 증시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침체된 글로벌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면 수출 의존도가 높고 자원이 풍부한 이머징시장이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2008년11월21일~2009년3월2일 지수 등락률
(출처:마켓워치)
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지난해 11월 21일 저점을 찍은 뒤 전날까지 12.4% 추가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브라질(16%)과 아르헨티나(14%), 중국ㆍ인도네시아(10%)가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MSCI이머징마켓지수를 구성하는 23개국 지수 중 14개가 수익률로 S&P500지수를 압도했다.

이머징증시가 글로벌 악재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지난해 53% 하락하며 5년간 이어진 상승세를 접었다. 같은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65% 떨어졌고 대만의 타이엑스지수와 아르헨티나의 머벌지수는 각각 46%, 54% 추락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천연자원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부터다. 특히 세계 천연자원시장의 큰 손인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동원해 철광석 등의 수요를 크게 늘릴 것이라는 소식이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그 결과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발레가 상장돼 있는 보베스파지수는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16% 올랐다.

상승세에 있는 발틱건화물지수(BDI)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머징증시로 끌어 모았다. BDI는 지난해 12월 초 5년래 최저치인 600선으로 후퇴했다 3개월새 다시 2000대로 상승했다. 이는 교역량이 늘었다는 의미로 경기회복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머징 증시가 계속 호황을 누릴 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지난주까지 MSCI이머징마켓지수의 수익률은 8%에 달했지만 이번주 들어 1.5%로 급락했다.

브루스 자로 델타글로벌어드바이저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들이 확신을 얻지 못하면 이머징 증시의 활황은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씨티그룹 역시 지난달 보베스파지수에 대한 단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씨티그룹은 "보베스파지수는 지난해 대부분 국가의 증시 수익률을 웃돌았지만 국내외 경기악화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제롬 부스 애쉬모어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리서치 책임자도 "이머징증시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 분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이머징증시에 내재된 가치가 상당해 보이지만 결국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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