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씨티그룹과 AIG가 지난해 금융위기로 인해 막대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고서도 정상화되지 못해 또 다시 지원을 받고 사실상 국유화되자 한국내 영업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각설이 돌기 시작했는데 최근 미국 정부가 씨티그룹을 사실상 국유화하기로 하면서 소문이 더욱 무성해지는 바람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으며 AIG생명과 AIG손보도 고객들을 안심시키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매각설에 시달리는 한국 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 매각설의 논리는 미 정부가 씨티그룹에 대해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성장이 정체된 한국씨티은행의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작년 3분기 순이익이 94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3%나 감소했다.
외환시장에서도 한국씨티은행이 달러를 대규모로 사들이면 철수 준비를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곤 했다.
그러나 실제 영업상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씨티은행을 지켜보고 있는데 예금이 빠지는 경향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매각설로 인한 고객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씨티그룹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수익성을 올리려면 발전 가능성이 큰 한국 등 이머징 시장에 투자할 할 것"이라며 "매각설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하 행장은 이어 "이번 조치로 자본 구조가 훨씬 견실해진다"면서 "정부 지분이 늘어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다"고 말했다.
◇AIG생명.AIG손보 충격 회복 중
AIG생명과 AIG손보는 지난해 9월 처음으로 AIG 본사가 구제금융을 받게됐을 때 해약이 급증하고 보험료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등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에는 어느정도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AIG생명의 경우 효력상실 해약 규모가 작년 6월에는 6천147억원에 그쳤지만 금융위기가 터진 9월에는 1조6천18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66.1%나 치솟았고 수입보험료도 작년 6월에는 삼성 등 대형 3사에 이어 5위를 기록했지만 9월에는 10위로 추락했다.
다행히 11월과 12월에는 해약 규모가 평균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고 수입보험료도 12월에도 10위에 머물기는 했지만 상위 회사들에 바짝 따라붙었다.
AIG생명 관계자는 "윗층에 고객창구가 있는데 작년 가을에는 해약하러 몰려온 고객들이 앉지도 못하고 줄을 섰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한산하다"면서 "12월보다는 1월이, 1월보다는 2월이 낫다"고 말했다.
AIG손보도 원수보험료가 작년 9월 312억원에서 10월 203억원, 11월 309억원으로 줄었지만 12월에는 337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 강영구 보험업서비스본부장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창구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나 계약이 해지되지 않는 등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G생명과 AIG손보는 이번 구조조정안에 따라 사실상 AIG에서 독립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AIG생명은 아예 사명을 AIA생명으로 바꾸기로 했다.
AIG생명 관계자는 "어떻게 되든간에 고객들에게는 영향이 없으며 여러가지 보호장치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도록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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