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시장이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로 급등하면서 '후진타오 랠리'가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5일 전인대 보고서에서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는 공공지출을 전년대비 2배 이상인 9080억위안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4조위안을 투입하기로 했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이어 추가적인 부양책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날부터 9일 일정인 전인대 기간 동안 새로운 대책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런 기대에 힘입어 이틀 연속 급등하며 22.97포인트(1.04%) 오른 2221.08을 기록했다. 전날 6% 넘게 급등했던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줄기는 했지만 전달 23일 이후 8거래일만에 처음으로 연이틀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경기부양책에 대한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중국 증시가 하락 반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정책실효성 반등지속 관건=강세로 돌아선 중국 증시가 반등을 지속하기 위해선 이번 경기부양책이 실효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휘곤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부양책이 나오더라도 실효성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증시는 달리 반응할 것으로 본다"며 "작년 4조위안 규모로 부양책을 내놨을 때도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없어 정책자금이 다 집행될 수 있을 지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2차 경기부양책이 시장에서 한층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무리라는 우려도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부양책에 대한 예상이 갈리고 있지만 2차 부양책은 사회기반시설보다 사회보장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경기부양에 대한 높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증시 반등도 제한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경환 현대증권 연구원도 "이번에 나올 경기부양책은 기존정책에 대한 보완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 줄 수 있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인대를 계기로 중국 증시가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견해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력한 정책 집행력을 가진 중국 정부는 이번 경기부양책을 통해 경기회복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2차 경기부양책은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회복을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수혜종목도 옥석 가려야=중국수혜주에 대한 투자는 경기부양 효과가 가시적으로 확인되는 종목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증권가는 이런 업종으로 기계, 자동차, 전기전자를 꼽고 있다.
특히 2월부터 회복국면에 들어선 기계업종은 3~4월 성수기를 앞두고 이번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혜가 극대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현지에서 2월에만 1400대에 이르는 굴삭기를 판매했다"며 "이는 연중 최대 성수기인 3월을 앞두고 경기부양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전기전자 업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공격적인 내수부양에 나설 경우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내구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철강업종은 중국에서 내수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서는 것을 확인한 뒤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오승훈 연구원은 "중국 철강가격은 최대 수요처인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느냐에 따라 등락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가격흐름을 확인한 뒤에 철강업종을 매수해도 늦지 않다"고 전했다.
문진영ㆍ서혜승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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