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식 깜작인사’...독단·무원칙인사 반발
수익개선 경영마인드,“국민상대 돈벌이”비판 제기
사내 찬반의견 대립.. 파열음 양산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김 사장의 인사방식은 물론 수익구조개선에 치우친 경영마인드에 대해 사내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시절 ‘혁신 전도사’로 불렸던 김 사장. 하지만 그의 경영패턴이 공기업에서는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는 분위기여서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 ‘김쌍수식’ 인사-경영 ‘파열음’
지난해 8월 취임한 김 사장은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명목으로 대대적 파격인사를 실시했다.
일반기업 임원급인 처장급 직위에 공개경쟁 보직제를 도입, 전체 인원의 76%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는가 하면 발전회사 지원 팀장을 그룹경영지원 처장, 중국지사 사업1팀장을 중국지사장으로 발령 내는 등 ‘깜짝’ 인사를 실시했다.
문제는 이같은‘김쌍수식’ 인사가 내부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근무인력들과 협의되지 않은 독단적, 무원칙적 인사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사내에 파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사장의 경영마인드 역시 내부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전이 창사 이래 최초로 지난해 3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오로지 수익률 개선에만 김 사장이 치중하고 있어 공익성이 최우선시 되는 공기업 기본정서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물론 김 사장의 행보를 두고 방만 경영 척결 및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다만 이러한 의견충돌 양상이 심화될 경우 한전 내부결속력을 저해할 개연성도 커 불특정 미래시점에 또 다른 잡음이 예고되고 있다.
◆ “차리리 민영화 시키는 것이 낫다”
전국전력노동조합 관계자는“김 사장이 민간기업 CEO출신이라 그런지 마인드 자체가 수익구조개선에만 치우쳐 있다”며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도심 지역에서는 지중하 공사를 못하게 하거나 기존시설 유지보수도 적당히 하라고 해 직원들의 반발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김 사장은 공공연히 직원들에게 ‘코스트 센터(Cost center)’ 가 아닌 ‘베네핏 센터(Benefit cent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공기업 경영이 이런 식으로 되면 공기업 설립 취지와 다를뿐더러 국민들의 원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국민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한다면 모를까 적자가 예상되는 정부의 공공사업 대부분을 민간기업 대신 공기업이하고 적자를 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김 사장의 경영패턴은 이러한 측면에서 공기업 존재 의미 및 방향과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럴 바에야 차라리 한전을 민영화 시키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사장의 인사방식에 대해 “정부나 정치권 등 외부 인사 청탁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특별한 원칙 없이 독단적으로 행해지는 것 같아 불안하다”며 “‘일단은 지켜보자’는 분위기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른다”고 전했다.
◆ “대외신인도 추락 막기 위한 자구 노력”
물론 김 사장의 경영스타일을 두둔하는 의견도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 역사상 적자를 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라며 “한전은 정부 51%, 민간49%의 지분구조를 갖고 있는데 수익성 하락에 따른 대외신인도 추락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김 사장의 경영스타일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 노력 중 하나”라며 “지중하 건설도 수지가 개선 될 때 까지 잠정적으로 중단하자는 것이고 기존시설 유지보수의 경우 전기 공급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만 취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장으로 취임한지 1년도 안 돼 적자는 물론 내부반발이라는‘홍역’을 치르고 있는 ‘혁신 전도사’ 김쌍수 사장.
이번 내부 잡음 해결여부에 그의 닉네임 명암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