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은) 33년 '현대가(家)'에만 몸 담은 정통 건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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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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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김중겸 사장(59·사진)은 33년간 '현대가(家)'에만 몸을 담은 정통 건설인이다.

33년 전 청운의 꿈을 안고 신입사원으로 현대건설에 입사했다면 이제는 3400여 현대건설 식구를 이끌고 나갈 책임을 떠안은 수장(首長)으로서의 귀환이다. 그렇다고 현대를 떠난 것은 아니었다. 잠시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으로 갔다가 돌아왔을 뿐이다.

그래서 김사장에게 있어서 현대건설은 청춘을 불사른 전부이고, 현대를 빼놓고서는 할 얘기가 없을 정도다.

김 사장이 '별들의 전쟁'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현대맨'이라는 밑바탕에 그동안 일궈낸 수많은 공적들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1950년 경북 상주 출생으로 휘문고,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6년 9월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건축사업본부 전무와 주택영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주택, 건축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했다. 국내 대표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 잡은 '힐스테이트'도 김 사장이 지난 2006년 주택영업본부장 시절 탄생시킨 작품이다.

해외경험과 공사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 말레이시아 지점과 사우디아라비아 내무성 공사 현장 등에서 해외현장 경험을 쌓았고, 국내 주요 현장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1988년에는 당시 남극의 킹 조지섬에 들어설 420여평의 세종과학기지의 공사 장비를 국내에서 배로 운송해 4개월 만에 완공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07년 1월 31년간 몸담았던 현대건설을 떠나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탁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재임 2년만에 매출을 3배로 늘리는 등 괄목할만한 실적을 일궈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06년 매출 2400억원에 불과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김 사장 취임 후 2007년 3700억원, 지난해 7400억원으로 2년새 3배가 넘는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영업이익도 2006년 180억원에서 2007년에는 330억원, 지난해 900억원으로 5배 가량 키우며 초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래서 김 사장에 거는 현대건설 식구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하지만 사장 내정자로 선정된 직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짤막한 얘기로 표현했 듯, 김 사장 스스로 해야할 일이 많음을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어렵게 되찾은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면서 한 단계 보다 발전된 세계적인 건설사로 키워야 하는 과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 7조2711억원, 영업이익 4802억원, 신규수주 16조4812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면서 업계 1위자리를 되찾았다.

이같은 실적은 결국 더 높은 기대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건설경기 침체는 더욱 깊어지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효자노릇을 했던 해외건설시장 전망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러한 대내외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 책임을 김 사장이 떠 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사장은 자심감을 드러낸다.

"기업환경이 어려워 질수록 특정 브랜드의 시장 장악력이 더욱 강해지고, 기업의 건전한 재무구조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보면 현대건설은 누구보다 자신있게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고, 그 결과도 낙관적으로 나올 것이다."

김 사장의 자신에 찬 말이다.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해외시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발주물량 감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관계에 있는 세계 각국의 기업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현대가 그동안 쌓아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본다."

김 사장은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된 뒤, 첫 공식일정을 경기도 하남 소재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선영을 참배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아마도 고인의 뜻을 받들어 "현대건설을 세계적인 건설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다짐을 했을 것이다.그리고 현대 식구들도 김 사장의 그러한 다짐을 꼭 실현시켜 줄 것으로 믿고 있을 것이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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