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경제 버리고 ‘재보선병’ 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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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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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재보선 공천 올인…한, ‘인물 찾기’-민, ‘내홍’ 등 골머리
4월 경제국회 ‘의문’…전문가 “내부권력 집착 말고 경제 살려야”

4.29 재보선을 한달여 앞둔 가운데, 정치권이 전략공천 및 후보단일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최대 현안인 경제문제가 등한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대 격전지 인천 부평을 등에 경제전문가 영입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 ‘인물 찾기’에 몰입하고 있고, 민주당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선언 이후  전방위 내홍을 겪고 있다.

아울러 진보진영도 울산 북구 후보단일화에 접점을 찾지 못하는 등 정치권이 온통 재보선에만 매진하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인 인천 부평을 전략공천에 애를 먹고 있다. 외부 경제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었지만 대상자들이 고사하는 등 인물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영입대상으로 유력시되던 이희범 전 한국무역협회장은 23일 “지금으로선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해, 불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인천 부평을 지역의 최대현안인 GM대우 문제를 앞장서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다.

당 공심위원장인 안경률 사무총장은 “지역경기를 살리겠다는 전략에 따라, GM 대우의 전·현직 최고경영자 및 임원을 대상으로 영입을 추진중”이라고 밝혔지만 영입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민주당은 정 전 장관의 귀국으로 인해 당내 내홍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정세균 대표를 비롯, 주류계는 ‘공천불가’라는 기본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인천 부평을 출마를 조심스럽게 제의할 계획이고, 정 전 장관 및 민주연대 측은 무소속 출마와 분당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전주 덕진을 고집하고 있다. 결국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고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진보진영도 재보선 공천에 매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와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간 단일화라는 큰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세부 경선방식 협상에선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보선을 향한 당내경쟁이 조기에 과열화됨에 따라 최대 현안인 경제살리기나 민생현안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4월 임시국회에서 경제·민생 관련 법안 처리에 급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을 비롯, 비정규직 개정안, 한미FTA 비준안 등 경제법안이 재보선 공천 문제에 가려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정치권이 경제나 민생문제보다는 당내 내부역학구도에 조기 올인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책으로 민심을 얻어야 할 판에 내부권력관계에만 집착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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