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지난해 7월부터 오사카, 히로시마, 기타큐슈, 삿포로 등 일본 내 7개 도시에 부정기편을 띄웠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약 두 달 간은 필리핀 수비크, 캄보디아 씨엠립 등 동남아까지 노선을 확대하는 등 최근까지 모두 160여 편의 전세편을 운항하며 정기편 취항을 준비했다.
더 나아가 제주항공은 연말까지 나고야, 홋카이도 등 모두 4개 지역에 정기편을 운항할 계획이다. 또 4월부터는 태국 방콕에도 전세기를 취항하며 중국 칭다오와 하이난·옌지, 베트남, 괌 등지로도 전세기 노선을 늘릴 방침이다.
항공여행 수요 위축으로 고전 중인 기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빅2와 대비되는 행보다.
하지만 경제성이 높은 국제노선과 여행사 거래망은 양대항공사가 대부분 양분하고 있어 상당한 견제도 우려된다.제주항공이 국제선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 많은 과제들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오사카지역이 주변 인구가 1700만명으로 충분한 항공수요를 갖추고 있고, 이 지역 70%가 자유여행객임을 감안해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또 기타큐슈 지역은 인구 100만명의 도시인 후쿠오카가 인접해 있고, 구마모토와 벳푸 온천 등 연계 관광이 가능, 정기 취항지로 선택했다.
제주항공은 이 노선의 운임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70% 수준인 24만~26만원으로 책정했고,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 등 할인쿠폰과 다양한 이벤트로 시장에 안정적으로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진에어와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다른 저가항공사보다 국제항공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유치를 점하게 됐다.
제주항공은 20일 항공편 예약율이 오사카 출발편은 56%, 기타큐슈 출발편은 97%로 분석했다. 하
만 인천 출발편은 50% 미만으로 좌석이 남아있는 등 아직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되진 못했다.
가격대비 만족도는 비교적 높았지만 보완할 점도 없지는 않았다.
지난 20일 인천을 떠나 제주항공의 7C1501편이 기타큐슈 공항에 무사히 착륙한 후 애경부룹 안용찬 부회장은 "많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국제선에 취항하게 됐다"며 "제주항공 역사에 중요하게 기록될 이번 기타큐슈 취항을 시작으로 글로벌 항공사로 거듭나겠다"고 안도와 함께 포부를 밝혔다.
제주항공은 저가 항공사답게 새롭게 취항한 국제선에서도 거품을 뺐다. 189석 모두 이코노미석인 항공기에 객실 승무원은 4명이 고작. 1시간10여분의 짧은 비행시간을 감안해 기내식 대신 음료와 땅콩, 삼각김밥을 제공했다.
일본으로 자주 여행을 다닌다는 두명의 20대 여성 승객은 "출발 전에는 조금 불안했는데 이제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20만원도 안 되는 가격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다음에도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인천공항에는 4개의 카운터가 설치됐지만 전산시스템이 자주 끊겨 입국 수속에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등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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