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스포츠 마케팅에 눈을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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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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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요정 김연아(19. 고려대)가 스포츠 마케팅의 별로 떠오르고 있다. 김연아가 환상  연기를 통해 얻은 명성을 마케팅과 연관시켜 기업의 이미지도 올리고, 매출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기업에게 있어 김연아는 더할 나위없는 귀중한 몸이 됐다.

현재 김연아를 후원하는 큰 스폰서는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나이키 등이며 광고 계약을 맺은 업체는 삼성하우젠, LG생활건강, 매일유업 등이 있다. 이들 말고도 많은 국내외 업체들이 김연아를 광고에 내세우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김연아의 소속사인 IB스포츠는 김연아에 대한 광고 요청이 봇물처럼 밀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너무 광고 요청이 많아 김연아의 이미지와 매치를 이룬 기업을 고르는 게 오히려 고민이라고 할 정도다. 이 처럼 김연아를 잡으려고 하는 것은 ‘김연아=매출증가’라는 공식에 따른 것이다.

김연아는 2009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대회를 휩쓸면서 2010년의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아주 커졌다. 이에 따라 김연아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를 잡는 기업은 내년까지 기업 이미지와 상품을 홍보하는데 아무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김연아를 이용한 마케팅이 너무 열을 올리다보니 일부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고려대학교가 김연아 사진과 함께 ‘민족의 인재를 키워온 고려대학교가 세계의 인재를 낳았습니다’는 광고를 내보냈다. 고대에 입학은 했지만 한 번도 등교하지 않은 김연아를 고려대가 배출했다는 광고에 대해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마케팅은 이제 기업에서 아주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 됐다. 물건만 만들어 팔 때는 지났다는 말이다.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미지 제고와 매출증대가 동시에 일어나야 하는 데 이에 가장 좋은 게 스포츠 마케팅이다.

예를 들어 전자백화점 하이마트에 에어컨을 사러 갔다고 하자. 김연아가 등장하는 제품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같은 기능, 같은 값이라면 누구든지 김연아가 CF로 나오는 제품을 살 것이다. 전자제품 뿐이 아니라 자동차, 화장품 등 모든 게 다 그렇다.

삼성전자는 최근 김연아의 CF를 공개했다. 노래하듯 시원하게 부는 에어컨 바람을 상징하는 씽씽(Sing Sing)을 광고 컨셉으로 삼았다. 삼성전자는 김연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 씽씽 열풍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전략인데 김연아 바람에 힘입어 하우젠 에어컨 판매량이 전달보다 40%나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은 최근 김연아 화장품(라끄베르 라이브 내추럴)을 출시했는데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김연아 에센스' 등 김연아가 쓰는 화장품도 많이 찾아 매출이 2배나 늘었다.  매일유업의 경우도 김연아가 출연하는 저지방 칼슘우유가 하루 45만개가 팔리는 것으로 보도 되고 있다. 

기업은 보다 적극적으로 스포츠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 선수를 기르는 데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선수를 키우는 것은 시간도 걸리고 돈도 많이 들어간다. 투자한 만큼의 성과가 없을 수도 있다. 위험부담도 있다. 그래서 기업이 꺼리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선수를 키우는데 인색하다. 골프의 박세리와 수영의 박태환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기업들은 선수를 키우는데 앞장서지 않는다. 하키나 핸드볼 같은 비인기 종목에는 더 인색하다.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한다. 당장 성과가 없더라도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
 
평소에는 선수나 팀에 대한 스폰서를 꺼리다 어떤 대회에서 우승을 하거나 유명세를 타면 너도 나노 광고에 출연해달라고 몰리는 게 우리 기업들이다. 다른 기업에서 키워놓은 선수의 이름을 마케팅에 이용하자는 것인데 이런 모습은 좋은 게 아니다. 체육인이든, 음악인이든 오랜 시간을 갖고 키워야 한다.

한 예로 우리나라와 일본이 5번이 맞붙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기업에게는 좋은 이벤트였
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특별히 선수를 후원한 기업은 없었다고 한다. 승산이 없기 때문에 기업이 후원을 꺼렸을 것이다. 만일 4강이나 결승에 간다는 것을 알았다면 대기업이 후원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을 것이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각종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 등은 스포츠 마케팅과 연관되는 중요한 행사다. 기업이 이미지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이벤트다. 이런 행사를 스폰서하고, 이런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를 지원하는 것은 돈이 들어가지만 결국 더 큰 이득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기업은 스포츠 마케팅에 눈을 돌려야 한다.

김병호 산업에디터 겸 IT·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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