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7일 은행권의 엔화 대출 과정에서 부당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외국계은행을 포함해 시중은행 7~8곳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엔화 대출과 관련 불법·부당 행위가 있었는지 실태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조사는 은행들이 엔화를 대출할 때 금리 변동 위험을 제대로 공지했는지와 대출 조건으로 다른 금융상품의 가입을 강요하는 이른바 '꺾기'를 했는지에 대해 이뤄진다.
금감원은 또 대출 만기 연장과 관련 부당하게 추가 담보를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대출 규모가 큰 은행을 중심으로 실태 조사를 벌일 계획으로 4월 중순부터 은행별로 4~5일 정도 실태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준길 금융감독원 은행총괄국 부국장은 "은행별로 세부적인 대출 데이터를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 "세부적인 내용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엔화를 대출 받은 기업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된다. 금감원은 시설·운영자금 명목으로 엔화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이 부동산 투자 등 다른 용도로 대출금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엔화 대출은 작년 말 기준 165억달러(약 1조4980억엔)으로 늘어났다. 이는 전년 대비 42.2% 늘어난 것으로 중소기업이 전체의 95.7%를 차지했다.
엔화 대출이 늘면서 대출 금리 역시 치솟았다. 지난해 엔화 대출 금리는 3.32%에서 6.06%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엔화 대출이 급증하면서 대출과 관련한 민원도 늘고 있다. 지난달 엔화를 대출한 70여명은 은행들이 연 2%대의 저금리로 최장 10년간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대출 연장과 함께 금리를 올린데다 원·엔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다며 은행들을 상대로 부당이익 반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은행권은 이에 대해 엔화 대출 금리는 변동 금리라며 고지 의무를 위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연말 기준 엔화 대출 잔액은 1500억엔 정도"라면서 "전반적으로 엔화 대출과 관련해 별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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