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몽 뷔로 주한 캐나다상공회의소 회장 |
시몽 뷔로 주한 캐나다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6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는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이 1997년의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경험을 활용할 필요는 있지만 지금은 10년 전과 '상전벽해'의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IMF 환란 때는 이랬다'며 당시 해법을 또 다시 끄집어 내려는 것은 자기 만족에 불과하다는 게 뷔로 회장의 지적이다.
그는 다만 "한국이 이미 위기 극복 능력을 증명한 만큼 다른 나라에 비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으로서는 이번 위기가 새로운 국제 경제 환경에 맞게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뷔로 회장은 한국이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외국 자본에 대해 차별 없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캐나다 림(RIM)이 생산하는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예로 들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블랙베리는 외국인 임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하지만 정부가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WIPI)를 의무화한 탓에 국내에서는 이달 들어 WIPI 의무화가 폐지되기까지는 블랙베리를 사용하는 게 불가능했다.
이에 대해 뷔로 회장은 "뒤늦게 나마 WIPI 의무화가 폐지됐지만 지난 3년여간의 규제로 인해 한국 경제와 기업인들이 치른 기회비용이 상당하다"며 "이같은 규제는 외국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활동에도 제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의미에서 뷔로 회장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 FTA는 소비자와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한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FTA가 한국의 무역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뷔로 회장은 최근 결렬된 한국과 EU간 FTA 협상도 협상 개시 자체가 한국시장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인 만큼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992년 캐나다가 미국ㆍ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이래 3국간 교역이 크게 늘었다"며 "한국과 캐나다가 벌이고 있는 FTA 협상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캐나다간 FTA 협상은 지난 2005년 시작돼 지난해 3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13번째 협상이 진행됐다.
뷔로 회장은 한ㆍ미 FTA 비준 문제에 대해서도 "FTA는 궁극적으로 무역 및 투자 장벽을 낮춰 협정 당사국에 최대의 경제효과를 발생시키지만 동시에 자유무역으로 인한 이익 갈등도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경제의 성패 여부는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하는 수출에 달려 있기 때문에 한ㆍ미 FTA에 따른 세계화로 한국만큼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나라는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뷔로 회장은 특히 안전성 논란으로 지난해 촛불 시위의 불을 댕긴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는 소비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어느 제품이든 마지막 평가는 소비자들의 몫"이라며 "원산지가 다양한 제품들 중에서 개인적 취향과 선호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소비자들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고기의 경우도 미국, 호주, 캐나다, 한국 등지의 여러 나라 제품 중에서 한국 소비자들이 한우를 선택한다면 어느 업체도 이에 대해 반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캐나다산 소고기는 안전하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뷔로 회장은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일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표시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세계 국가들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을 때 세계 경제는 침체를 겪었다"며 "국제사회는 보호주의 철폐를 위한 지속적인 공조를 위해 끊임없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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