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향후 경제 전망을 3개월 전보다 더욱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격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올 1분기 CEO 경제전망지수가 -5로 지난 2002년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 16.5에서 크게 추락한 것으로 지수가 50을 밑돌 경우 CEO들이 향후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주요 기업 CEO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이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1.9%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서는 경제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CEO들이 이처럼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은 기업 CEO들 사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금융산업 안정과 경제 부흥을 꾀할 수 없다는 우려가 확산된 탓이라고 통신은 진단했다.
이번 조사에서 상당수의 CEO는 향후 6개월 동안 매출 감소와 투자 축소, 실업률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 대상의 71%는 감원을 예고했고 7%만이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CEO들의 67%가 기업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66%는 자본 투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점쳤다.
BRT 회장이자 출판사 맥그로힐의 CEO인 해롤드 맥그로는 "소비자 신뢰도와 수요를 증진시키는 것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경제 성장을 위한 열쇠"라며 "최근 미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도나휴 연구소의 마이클 굿맨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증거를 아직 충분히 찾을 수 없다"며 "경기후퇴가 조금 지연될 수는 있지만 경제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역시 "경기부양책이 뚜렷한 효과를 발휘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 160개 BRT 회원사들 가운데 100개사 CEO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 회원사들의 매출 규모는 연간 5조 달러 이상에 달하며 고용 규모는 1000만명이 넘는다.
한편 기업 CEO들과는 달리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근 미국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 가운데 47%가 내년에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달 지난달 조사 때보다 10%포인트 오른 것이다.
반면 경제가 지금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미국인은 지난달 29%에서 22%로 줄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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