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車업계 "판매를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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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1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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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 촉진만이 살 길"…'제살 깎기' 英선 신차가 중고차보다 싸

미국 자동차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판매 촉진 전략을 선보이고 있는 사이 영국에서는 제살깎기 경쟁으로 새차 가격이 중고차 가격을 밑도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CNN머니는 8일(현지시간)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등 파산 위기에 처한 미국 자동차 메이커와 미 정부가 자동차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는 판매를 극대화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수요 촉진을 위한 전략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미 정부는 휘발유 소비가 큰 중고차 판매상(딜러)들이 연비가 높은 신차를 구매하는 경우 3000 달러(약 400만원)에서 5000 달러에 달하는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GM은 현금 보너스 지원 프로그램이 본 궤도에 오르면 올해 말까지 자동차 판매가 15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치보다 60만대 늘어난 것이다. 포드 역시 연내에 100만대를 더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들의 파산 가능성이 커지자 미 정부는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신차에 대한 보증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GM과 크라이슬러의 금융 자회사에도 75억 달러를 지원해 자동차 구입에 따른 소비자들의 현금 부담을 덜어 줄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원이 약발을 발휘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금융권의 할부 기준이 까다로워진 데다 수수료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침체된 미 자동차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불황 마케팅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를 구입한 고객이 직장을 잃으면 타던 차를 돌려받고 할부 채무를 면제해 주는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연초부터 시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좋자 GM과 크라이슬러는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지난달 말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대차의 방식이 단기적으로 판매를 늘려 줄 수는 있지만 수익이 감소하는 데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영국에서는 일부 새차 가격이 중고차 가격을 밑돌며 시장 질서가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전했다.

소매업체와 자동차메이커들이 새차 가격에 공격적인 할인율을 적용함에 따라 가격이 오히려 상태가 양호한 중고차 가격보다 1000 파운드(약 200만원) 이상 낮아졌다는 것이다.

자동차 가격 안내책자 파커스에 따르면 독일차 복스홀 '코르사'의 새차 가격은 5995 파운드로 이는 5160 마일을 달린 중고차(6494 파운드)보다 500파운드나 싸다.

마쯔다6 역시 자동차 쇼핑몰인 치프카온라인에서는 신차가 1만1485 파운드에 팔리고 있지만 2500 마일을 주행한 중고차 가격은 1만2499 파운드로 새차보다 1000 파운드 이상 비싸다.

파커스는 새차가 중고차보다 싸게 팔리는 것은 경기침체로 중고차를 찾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중고차 공급량이 부족해진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복스홀 등 GM 보유 브랜드나 푸조-시트로앵 등은 재고 유지를 위해 신차 판매에 대한 인센티브를 크게 늘리고 있고 딜러들과 자동차판매업체들이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신차판매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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