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공룡' 탄생..시장판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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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1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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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베이의 G마켓 인수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판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베이가 지난 2001년 인수한 옥션과 G마켓의 총거래액은 7조원 정도로,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이 한지붕 아래 속하게 됨에 따라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해 전자상거래 매출이 백화점 매출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들 기업의 행보는 더욱 주목된다.

아울러 국내 중소 판매업자들이 이베이 플랫폼을 통해 세계 39개국에 물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됐다. 세계 최고의 IT기반시설을 기초로 급성장을 거듭해온 한국 온라인 몰이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도 엿볼 수 있게 된 셈이다.

◇G마켓 인수 이유와 전망은 = 이베이의 G마켓 인수는 아시아 태평양 시장 진출에 한국을 교두보로 삼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다.

전세계에서 전자상거래가 가장 성공하고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선보여온 한국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보한 뒤 이를 모델로 아시아 태평양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것이다.

G마켓은 지난해 영업이익 496억원, 총 거래액 3조9천800억원에 달하는 등 최근 몇년간 급성장 가도를 달려와 2006년 옥션을 제치고 오픈 마켓 선두에 나섰다.

결국 이베이는 막강한 화력을 가진 적군을 아군으로 끌어들이면서 한국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 해외 시장에 한국식 모델을 적용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전자상거래 인력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기회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는 G마켓이 자회사이긴 하지만 사실상 온라인 몰의 전체적인 판도상 경쟁사이기도 해 제살 깎아먹기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G마켓이 불황기에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도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불투명한 점도 요인이 됐다. 기업 가치가 극대화된 시점에 매각을 결정한 셈이다.

G마켓을 단시간에 1위 업체로 성장시킨 인터파크가 수천억원의 매각대금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여부다.

인터파크의 사업을 강화하는 데 투자할 수도 있지만, 벤처 육성에 일가견을 가진 이기형 회장이 인터넷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G마켓과 옥션은 지금과 같은 형태로 별도 운영되면서 앞으로 합병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터넷 사업의 특성상 1 더하기 1이 2가 되지 않는 등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보다는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G마켓은 20대 여성 중심으로 패션과 리빙 부문 매출이 강점인 반면 옥션은 30대 남성 중심으로 IT기기 및 가전 부문 매출이 주력인 만큼 중복투자를 피하고 각각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또 두 업체의 결합은 검색광고 및 판매자 관리, 쿠폰 발행 등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마케팅 등 일부 영업 부문과 재무 등 관리 부문이 통합 운영될 수 있다고 업계에서는 내다봤다.

이 때문에 옥션과 G마켓이 인력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옥션은 일부 파견직 사원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점 논란 = 양사의 총거래액을 합치면 7조원을 넘어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절대적인 강자가 된다.

이에 따라 온라인몰 등록 판매자에 대한 판매 수수료 결정권도 옥션과 G마켓이 공동으로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공정위가 지난해 9월 옥션과 G마켓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조건으로 앞으로 3년간 판매수수료율 인상 금지, 등록수수료 및 광고 수수료 단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내 인상 등을 내걸어 당장 이들 업체가 판매수수료 인상에 나설 수는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들 업체의 조직이 통합 운영된다면 마진율의 상승폭이 커지고, 판매수수료율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데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이들 업체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여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최근 오픈마켓의 구조를 보면 공정위가 조건부로 내건 3년간 강력한 경쟁자가 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지배력이 악용되면 판매업자들이 다른 오픈마켓들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거나, 판매업자들에 대한 줄세우기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실제 G마켓은 지난 2007년 말께 판매업자들이 당시 오픈마켓 업체였던 엠플과의 거래를 중단하도록 요구해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소비자 후생 감소 및 업계 영향 = 옥션과 G마켓이 한지붕 아래 들어가게 됨으로써 그동안 쿠폰 발행과 가격 인하 이벤트 등의 출혈 경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소비자들이 받는 혜택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판매수수료가 인상되면 이 역시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셈이다.

오픈마켓 시장에서 멀찌감치 앞서나간 1,2위를 추격하고 있는 SK텔레콤의 11번가로서 이번 인수는 악재다.

11번가는 공정위가 옥션과 G마켓의 기업결합을 승인할 당시 "외형적인 수수료 외에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수수료율을 조정하는 현재 업계의 관행으로볼 때 수수료 인상을 제한한다는 것은 제약조건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는 등 반발해왔다.

다만 옥션과 G마켓이 기업결합에 따른 내부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틈새를 노려 11번가가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전략을 사용할 수도 있다.

반면 가격 조건에서 오픈마켓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홈쇼핑 업체는 내색은 하지 않지만 내심 반기는 눈치다. 옥션과 G마켓이 쿠폰 발행과 가격 인하 이벤트를 줄일 경우 그만큼 치열햇던 출혈 경쟁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이베이의 G마켓 인수가 소비자 후생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팀장은 "G마켓과 옥션을 통해 판매하는 판매상들이 몰릴 게 분명. 판매 수수료 등이 높아진다. 소비자 물가, 가격 상승으로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두 업체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각각 장점을 가진 카테고리에 투자를 늘리고 판매업체들을 증가시킨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고 늘어난 판매자들 간의 가격 경쟁을 통해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두 업체가 중소 판매상들이 이베이 플랫폼을 이용해 해외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어서 중소 판매상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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