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내고도 자비로 사고처리"

보험료 할증기준 상향조정 필요 업계, "보험료 인상된다" 반대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고도 막상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처리를 하는 대신 자비로 배상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동차보험료 할증 기준 금액이 너무 낮아 사소한 사고에 대해 보험처리를 할 경우 자칫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기 때문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보험료의 할증 기준이 되는 최저 금액은 50만원이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해 5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청구하게 되면 다음해 보험료가 인상된다.

문제는 지난 1989년 이후 20년 동안 할증 기준 변동이 없었다는 것이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손해보험사들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면서도 보험료를 인하하고 할증 기준을 높이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보험료를 낸 운전자에게 사고 처리를 자비로 하게 만들어 보험사만 이익을 챙기는 비합리적 제도"라며 "할증 기준을 15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도 할증 기준을 20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과 관련 연구기관은 할증 기준을 높일 경우 무사고 운전자들의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할증 기준을 높이면 보험금 지급액이 늘어나게 돼 보험사로서는 보험료 인상을 통해 손실을 보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도 "지난 2007년 기준 수리비 30~50만원이 소요된 사고는 전체의 28.5%(차량담보), 32.4%(대물담보)에 달하는데, 할증 기준을 70만원으로 올린다면 50~70만원 구간의 비중이 늘어나 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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