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외국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신흥국 일색이던 외국 기업 상장이 선진국으로까지 확대돼 국내 증시 위상을 한층 높일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다만 외국 기업이 상장 초기 투기 심리로 급등한 뒤 이내 반락해 왔던 점에 유의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연내 외국 기업 11호 입성=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4일 일본 기업 최초로 네프로아이티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일본에서 온라인 광고와 모바일 컨텐츠 사업을 하는 이 회사가 상장을 마치면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외국 기업은 모두 6개사로 늘어난다.
카나이 다케시 네프로아이티 회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자금조달에 유리하다"며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한국 IT기술이라면 일본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미 상장을 마친 외국기업 5개사는 3노드디지탈(2007년 8월 17일)과 화풍방직(11월 26일) 코웰이홀딩스(2008년 1월 29일) 연합과기(12월 4일) 중국식품포장(2009년 3월 27일)으로 모두 중국 국적이다.
일본 네프로아이티 상장으로 외국 기업 국적도 다양해지게 된 것이다. 미국 기업인 뉴프라이드 또한 연내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두 회사와 내달부터 상장될 중국 원양지원유한공사(5월 22일)ㆍ차이나그레이스타(5월 29일)ㆍ복건유륭유한회사(하반기)ㆍ동흠유한공사(하반기)를 합치면 연내 국내 증시에서 거래될 외국 기업은 모두 11개사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증시 위상제고 기대=미국ㆍ일본 같은 선진국 기업 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불명예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국제시장에선 한국 국적이란 이유만으로 저평가되는 기업이 많다"며 "선진국 기업 입성이 늘면 국내 상장사도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 기업이 국내 증시로 눈을 돌리는 것은 성장성과 유동성 덕분이란 분석이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다른 아시아 시장에 비해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정성을 유지해 왔다"며"수급 측면에선 풍부한 유동성으로 자금조달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외국 기업에 대한 투자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중국식품포장은 상장일인 전달 27일부터 전날까지 17거래일 동안 11번 상한가를 기록한 뒤 하한가 2번을 포함해 연사흘 폭락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나 성장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외국 기업이란 이유로 덮어놓고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름세에 편승해 추격매수에 나섰다가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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