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스코 회장 운명은 '여리박빙'..외압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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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7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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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굴지의 철강기업 포스코가 정치권 외풍설로 시끌시끌하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이 최근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정권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단까지 꾸리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앞서 포스코 사외이사인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안철수연구소 이사회의장)는 초기 외압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정치권의 개입에 관한 어떠한 조짐도 느끼지 못했다. 어느 누구도 어떤 특정 후보가 적합하다는 발언을 하거나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적이 없었다는 점은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포스코 측도 "차기 회장 선임 개입설은 낭설"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로써 외압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4.29 재보선 선거를 앞두고 정권 인사 개입 의혹이 재등장한 것이다.

사실 포스코의 외압 논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정부 보유 주식 하나없는 민간기업이지만 태생적으로 정권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해 포스코 회장의 운명은 여리박빙(如履薄氷) 그 자체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김만제 전 회장부터 유상부 전 회장, 이구택 전 회장까지 정권 교체때마다 번번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고, 이는 포스코의 한계로 지적돼 왔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 개입 의혹을 두고 일각에서는 4.29 재보선 표심을 잡기 위한 도구로 이용됐을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 여부는 중요치 않아 보인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세계 철강업계가 사활을 건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수요 감소에 따른 조강생산 및 판매량 급감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0.7%, 68.5% 감소했다.

차디찬 겨울의 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세계 4위의 철강기업 포스코가 외압설이라는 모진 바람을 또 다시 맞닺뜨리게 된 셈이다.  

포스코가 정치 싸움의 희생양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정치권 외압설이 오명으로 깊숙하게 박혀버린 포스코가 진정한 '글로벌 빅3-톱3'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제기된 의혹부터 풀어야 한다.

철저한 인사개입 규명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재확인 해줄 차례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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