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돼지 인플루엔자(SI) 사태와 관련한 전염병 경보 수준을 현 4단계에서 5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진행된 전화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각국 정부가 더욱 신속하게 긴급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경보 5단계는 최고 등급인 6단계 바로 아래로 돼지 인플루엔자(SI)의 전 세계적 대유행이 임박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같은 조치는 지난 27일 WHO가 '전염병 위험의 상당한 증가'를 뜻하는 4단계로 경보 수준을 높인지 이틀만에 취해진 것으로 SI 바이러스가 멕시코와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데 대한 심각한 우려에 따른 것이다.
찬 총장은 "정말로 지구상의 전 인류가 전염병으로부터 위협받는 심각한 사태에 직면했다"며 "모든 나라들은 지금 즉시 대유행에 대비한 비상 대책을 세워 가동시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SI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에 매우 진지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WHO가 보유한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양은 SI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며 관련 제약업체들과 회원국 정부들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신종 SI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이날 현재 미주, 유럽, 아시아 일부 국가 등을 포함, 감염국은 30개국에 이르렀고 사망자도 160명으로 늘었다.
미 보건당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텍사스에서 생후 22개월된 멕시코 국적 남자 아이가 SI로 인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한 남아는 멕시코에서 병에 걸려 미국으로 이송됐다가 치료 중 사망했다고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유럽지역의 경우 27일부터 S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영국 5명, 독일 3명, 스페인 2명, 오스트리아 1명 등 모두 11명으로 늘었다. 그밖에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폴란드 등에서도 SI 의심 환자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감염자수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WHO가 표준실험실 검사 결과 이날 현재 공식 확인한 감염자 수는 미국 91명과 멕시코 26명을 비롯해 9개국 148명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 수는 멕시코 7명과 미국 1명 등 8명이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