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8일 전염병 경보의 최고 단계인 `대유행(pandemic)' 선언과 관련, "인플루엔자 대유행 경보를 선언하는 결정은 내 두 어깨에 걸려 있다"면서 "나는 그 결정 과정에서 할 수 있는 한 가장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취할 것임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찬 사무총장은 이날 태국 방콕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국 보건장관회의 회의장에서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 "세계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잘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다수 국가들은 준비 계획을 가지고 있고, 백신 제조 능력은 급속하게 늘었고 대규모의 항바이러스제가 생산되고 비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찬 사무총장은 "각국이 확실한 과학적 뒷받침을 결여하고 공중보건에 뚜렷한 혜택도 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제.사회적 조치들을 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들에 관해 얘기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들의 행태가 전혀 예측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현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에 관해서는 어느 누구도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찬 총장은 "지금 WHO가 보유 중인 항바이러스제가 개도국의 70개 이상 국가로 공급되고 있다"고 말하고 "WHO와 소속 지역 사무소들은 실전 연습으로 경보 및 대응 플랜들을 시험하는 등 우리는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8일 오전 8시(제네바 현지시간) 현재 WHO에 공식으로 보고된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멕시코와 미국을 비롯한 24개국에서 2천384명으로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멕시코 42명과 미국 2명 등 모두 44명이다.
이 중 멕시코와 미국의 감염자는 각각 1112명과 896명이었고 캐나다 214명, 스페인 81명, 영국 32명, 독일 10명 등이었다.
또 이스라엘이 6명, 뉴질랜드와 이탈리아, 프랑스가 각 5명씩이고, 한국 3명, 엘살바도르 2명, 스위스.홍콩.코스타리카.네덜란드.오스트리아.덴마크.아일랜드.콜럼비아.포르투갈.과테말라.스웨덴.폴란드 등에서 각각 1명씩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같은 수치는 7일 오후 8시 현재 2371명이었던데 비해 캐나다만이 13명이 더 늘었을 뿐, 다른 나라들은 변동이 없었다.
끝으로 찬 총장은 "대유행의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H5N1 조류 바이러스가 어떻게 움직일지 전혀 모른다"면서 "H5N1 바이러스에 대한 모니터링에도 계속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WHO는 신종플루 사태 대처와 관련한 193개 회원국 정부들의 현실들을 감안해,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제네바에서 진행될 예정인 연례 세계보건총회(WHA)의 기간을 닷새로 단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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