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노동유연성 강화 드라이브 성공할까
노동시장 경직성 타파…전문가 “수량 보단 기능 유연화”에 치중 주문
청와대가 노동유연성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연말까지 해결하겠다고 나섰으나 논란만 더욱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회사가 경영상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인력을 채용하거나 해고할 수 있는 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늘리는 등 관련법 개정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정규직이 노동시장의 56%에 달하는 상황에서 모든 부문의 인력해고 등을 강화한다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직무전환, 다기능 노동자 육성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 등 근본적 해법을 제시했다.
◆정부, 비정규직 파견 확대 등 유연성 강화
노동유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자유로운 인력 채용 및 해고, 비정규직 사용 확대 등이 전제돼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행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비정규직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경영상 필요’가 있을 때 정리해고를 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개정도 적극 검토중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일 과천 기획재정부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노동유연성 문제는 연말까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국정 최대 과제”라며 “이번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노동유연성 문제를 개혁하지 못한다면 국가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비정규직·근로기준법 개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노동부도 8일 ‘고용지원 분야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을 보고한 자리에서 현행 건물청소와 주유원 등 32개 업무로 제한된 파견대상 업무를 시장 수요가 많은 업무를 중심으로 확대키로 했다.
정부관계자는 10일 “노동유연성 문제는 자유로운 정리해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조직적인 노조의 경영 및 고용간섭 등도 해결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외국 기업들도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존 워커(Walker) 맥쿼리 그룹 한국 대표는 최근 “노동시장 경직성은 국제경쟁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며 “노조 문제를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계·전문가 “유연성 일부부문에 한정해야”
이 같은 노동유연성 강화와 관련, 노동계나 전문가들은 비정규직이 860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노동시장 모든 부문에서의 유연성 강화는 고용불안만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승철 민주노총 대변인은 “정부의 기본권 탄압이 가속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친재벌적인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며 “노동 유연화를 강행한다면 노동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강성노조가 존재하는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 일부 부문이면 몰라도 전체 노동부문을 상대로 노동유연성을 강화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연화를 위해선 세밀한 타깃팅이 필요하단 소리다.
전문가들은 특히 유연성의 초점을 ‘인력 자르기’에 두지 말고 순환 업무배치, 직무 평가 강화 등 업무 효율화를 꾀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방 선임연구위원은 “취업한 인력을 자르는 게 아니고 생산성을 높이도록 조직효율화를 꾀해야 한다”며 “업무 미숙의 경우 임금 삭감이나 승진에 패널티를 주면서 업무 효율화를 높이고 노사대타협 등을 통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 “경제위기 상황에서 현재의 비정규직을 모두 없앤다는 것은 무리한 정치적 구호”라며 “기업 생산성을 늘려나가면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시행과 사회안전망을 통해 비정규직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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