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만능청약통장'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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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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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열풍이 불면서 수탁은행으로 선정된 은행과 나머지 은행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주택 소유나 세대주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공공, 민영 주택에 모두 청약할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 불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 속타는 국민은행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과 농협 등 5개 금융기관만 취급하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이들 은행의 주택종합저축 유치 실적은 약 277만 명에 이른다.

이 상품을 5개 은행만이 취급하게 된 이유는 지난해 정부가 경쟁입찰을 통해 이들 은행을 수탁은행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1981년 국민주택기금 설립 때부터 기금을 관리해온 국민은행은 위탁 수수료가 너무 낮다는 이유로 당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30년 만에 기금 관리 업무에서 손을 뗐다. 이에 따라 주요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이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수탁은행으로 선정된 5개 은행은 주택청약종합저축 1계좌당 6천511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정부가 제시한 수수료의 절반만 받고 관리 업무에 뛰어든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남는 장사"라며 "과거 국민은행도 주택기금을 관리하면서 지금과 같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수수료가 턱없이 낮고 이 자금을 은행이 직접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여전히 취급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지만, 고객들로부터 상품 판매 문의가 쏟아지고 있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 과열 유치경쟁 우려
은행권이 만능 통장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추후 수도권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과열 경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첨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기존 청약저축, 청약예금·부금 가입자가 지난 3월 기준 600여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청약 통장 가입자는 조만간 1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은 청약통장에 가입하게 되는 셈이다. 당초 정부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출시하면서 신규 수요를 600만 명 정도로 예측했는데 벌써 절반을 채운 것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만능 통장으로 알려지면서 `통장 가입= 청약 당첨'으로 인식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향후 당첨 가능성이 작아지면 고객들의 민원이 쇄도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경제연구소장은 "이 상품은 10살 때 가입하거나 18살 때 가입하거나 당첨 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장점은 없다"며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열풍이 불면 시장이 혼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민영주택의 청약가점제, 공공주택의 순차제 등이 적용되기 때문에 한꺼번에 특정 지역에 몰리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 상품에 가입하면 무주택 세대주의 경우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 부분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토부 측은 "기획재정부와 아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쪽으로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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