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딸 정연씨에 전달 정황 포착...盧 '모르쇠' 일관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으로부터 수십만 달러를 추가로 수수한 정황이 12일 드러났다. 권양숙 여사의 검찰 소환을 앞둔 시점이어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는 ‘긴장 속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대검찰청 중수부(이인규 중수부장)는 이날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의 홍콩법인 APC 계좌에서 2007년 9월 국내에서 환전 과정을 거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 측에 수십만 달러가 전달된 정황을 포착했다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돈은 박 회장 측에서 대통령 관저로 전달한 100만 달러와는 별개의 돈”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전날 오후 2시 참고인 신분으로 정연씨와 남편을 불러 이 돈이 미국의 계좌로 송금돼 정연씨에게 전달된 사실 및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이 관여한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들을 한두 차례 더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또 세무조사 무마로비와 관련해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국세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런 가운데 노 전 대통령 측은 박 전 회장의 자금을 추가로 수수한 정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검찰 수사를 예의주시하면서 침묵을 거듭하고 있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는 게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노 전 대통령 사저에는 외부인의 별다른 방문 없이 비서관과 경호원 등 사저 근무자들만 간간이 정문을 들락거렸다.
노 전 대통령측 김경수 비서관은 이날도 “권 여사의 재소환과 관련해 검찰과 변호인이 협의 중”이라는 말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권 여사의 소환 지연 이유에 대해선 “(검찰에) 어떤 요청을 한 적도 없다”고 했고, 추가 금품 수수와 관련해선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확인해봐야 알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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