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안상수-정의화-황우여 후보, 최종 '3강' 압축···결과 예측 힘들어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은 약자도, 다크호스도 없는 3강(强)으로 압축되면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선이 예상된다.
기존 안상수-정의화 양강 구도에서 황우여 후보가 막판 ‘최경환 카드’로 ‘친박’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세 후보들이 힘의 균형을 이룬 현 구도는 중국 후한(後漢) 말을 무대로 한 ‘삼국지’의 배경과도 비슷한 형세다.
◆'안상수=조조'
안 후보는 어느 제후들보다도 앞서 중국대륙 노른자위에서 국가 기틀을 다진 위(魏)나라 제후 조조에 비견된다.
안 후보도 정의화·황우여 후보에 앞서 경선 출마를 선언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지표를 끌어왔다. 또 100명이 넘는 인원으로 당 ‘노른자위’를 형성한 친이계 중진멤버라는 장점도 있다.
친이계 한 초선의원은 19일 “지나친 친박으로의 표심 이반을 우려해 ‘표관리’에 들어가면 그래도 최소 70표 이상은 확보하지 않겠느냐”고 평했다.
더욱이 강재섭계로 분류되긴 하지만 친박 성향의 김성조(여의도연구소장) 의원을 정책위의장 파트너로 간택해 계파 간 균형도 맞췄다.
조조가 수비적 성향의 두 제후와는 달리 왕성한 정복욕을 보였듯 안 후보도 업무 추진력과 존재감이 타 후보에 비해 뚜렷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안 후보가 대표로 있는 ‘국민통합포럼’은 이날 “민주당에서 강력한 원내대표가 나왔듯 여당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는 강한 원내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성의 달인’ 정의화
친이계에서도 강성 색채인 안 후보와 달리 온건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 후보는 ‘수성의 달인’ 오(吳)나라 군주 손권과 닮았다.
4선이긴 해도 뚜렷한 당직을 맡은 경험이 없어 안 후보에 비해 추진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이다.
하지만 그는 의사 재직 시 병원노조 파업에 맞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관철한 전적이 있다.
지난해 경선에선 홍준표 원내대표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등 ‘때를 기다리는 안목과 뚝심’을 강조한다.
당 주류인 친이계 다수를 형성한 영남권이 기반이라는 점도 강점인 데다 정책위의장으로 이종구 의원(서울 강남갑)을 끌어들여 지역 균형을 맞췄다.
때문에 정 후보 측은 대야 전략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친박과도 ‘화합정치’를 이끌어 내겠다는 복안이다.
실리외교와 인내력을 바탕으로 삼국 중 제일 오랜 왕조를 유지했던 손권과 궤를 같이 하는 ‘수성형’이다.
◆제갈공명 ‘최경환’ 얻은 황우여
중립 성향인 황 후보는 촉(蜀)나라 유비와 비교된다. 유비가 삼국 중 가장 늦게 기반을 쌓은 것처럼 황 후보 또한 가장 늦게 경선레이스에 뛰어들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형세였다.
하지만 최근 정책위의장 파트너로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을 끌어들이면서 상황은 급반전 됐다.
최 의원이 당내 최고 ‘경제통’인 동시에 친박 핵심 인사이기에 50여개의 ‘친박표’를 거저 얻은 효과다.
더욱이 최근 박근혜 전 대표 입김이 강화되면서 친이·친박 화합을 강조하는 당 기류에 맞춰 친이계 일부와 중립표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태다.
지난 15일까지 정책위의장 파트너를 찾기 위해 수차례 ‘삼고초려’를 했던 황 후보로서는 ‘제갈공명’을 얻게 된 셈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 작용 의혹이 제기되는 등 타 후보들의 견제가 심한 편이다. 촉이라는 나라를 얻기까지 온갖 고생을 감내해야 했던 유비와 비슷한 행보다.
19일 현재 이러한 분위기는 잦아들고 있으나 후보들의 ‘폭로전’이 지속되면서 여파는 여전한 상태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이번 경선은 누가 유리하다고 점칠 수 없는 구도”라며 “2차 결선까지 갈 수 있는 만큼 친이계의 표 응집력과 친박 표심이 관건”이라고 평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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