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분을 함유한 491개 의약품이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고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국의 안전관리가 미흡해 마약 성분이 들어간 처방약을 과다 복용, 마약 중독이 의심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의약품 안전관리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비만치료제 원료로 사용되는 한약재인 마황(麻黃)에는 향정신성 성분인 케친이 포함돼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며 "마황을 원료로 허가된 491개 의약품의 안전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마황이 케친을 함유하고 있는 만큼 마황을 원료로 제조된 의약품은 마약성분 함유 표기와 함께 용법 및 용량, 사용시 주의사항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케친은 마약류관리법에서 정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난해 12월 현재 케친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이 허가된 사례는 없다.
하지만 마황을 원료로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비만치료제 등 일반의약품 454개, 천식치료제 등 전문의약품 37개에 달하며, 최근 비만치료제 수요 증가로 마황 수입량도 2001년 245t에서 2007년 559t으로 증가했다.
감사원은 또 지난해 1~6월 경기지역 병·의원의 의료용 마약류 처방실태를 표본조사한 결과, 52명이 10곳 이상의 병원에서 1000일 분량의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았고, 31개 의료기관은 44명에게 500일 이상의 분량을 처방했다고 밝혔다.
김모(36)씨는 6개월간 모두 41개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 3905정을 113회에 걸쳐 처방받았고, 정신신경용제 약물인 디아제팜의 경우 최대 12주 이상 처방할 수 없지만 이를 초과해 처방한 사례도 6만4351건에 달했다.
감사원은 "의료용 마약류를 과다처방하는 사례가 다수 적발됐지만 보건복지가족부는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통한 중독의심자 안전조치와 과다처방 의료기관 제재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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