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는 이번 사건처럼 경제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경우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내 증시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적으면서도 시장 변동 요인으로 자주 지목되는 문제가 북한 변수다.
북한 문제로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될 경우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국내 증시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변수가 역사적으로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진 1994년 7월 11일 코스피는 0.79%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당시 코스피는 장 시작과 함께 2.11% 급락하기도 했지만 이내 회복했다.
남북해군간 물리적 충돌을 빚었던 서해교전 당시인 2002년 6월 29일 이후 처음 열린 7월 2일 코스피는 오히려 0.47% 올랐다.
2006년 10월 9일 북한 핵실험 당시에도 코스피는 2.41% 급락했다가 다음날 바로 반등했다.
작년 9월 1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건강이상설이 돌았을 땐 코스피가 오히려 0.72% 올랐다.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동해 상으로 발사했던 2006년 7월 5일에도 코스피는 0.4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지수는 이튿날인 7월 6일에도 1.24% 내렸지만 미사일 발사 사흘째인 7일엔 0.79% 되올랐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는 경제 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어 증시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이번 사건으로 사회적인 갈등이 고조되면 일부 불안은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불안 심화로 일부 종목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는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치와 경제는 분리돼 있다는 점에서 총론적으로 노 전 대통령 서거가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주요 경제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정치 분쟁이 격화돼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관련 테마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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