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이 최근 인수합병된 오라클-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이하 썬)에 대한 선제 공격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 전문기업인 오라클이 서버를 제작하는 하드웨어 기업인 썬을 통제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기존 유닉스 서버에 만족하지 못했던 고객들의 대거 일탈 현상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경험이 부재한 오라클은 썬을 인수하면서 시장 저변확대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썬은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의 입지가 점점 줄고 있어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IBM은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현재 국내 서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HP보다 먼저 이 틈새시장을 점유하기 위해서라도 민첩하면서도 전략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IBM 관계자는 “이번 인수건은 시장 구도의 재개편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며 “시장 상황이 더 혼란스러워져 자사에게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이후 썬에서 IBM Power System으로 전환한 고객 수는 매년 10%씩 증가해왔다.
또 IDC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170억 달러 규모의 유닉스 서버 시장에 대한 IBM의 점유율은 지난해 37% 이상 증가한 반면 썬의 점유율은 28%로 하락했다.
IBM은 여세를 몰아 썬 서버 고객들에게 IBM 미들웨어 및 데이터 서버에 대해 갖는 요건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왔다. 앞으로도 오라클의 미들웨어 혹은 데이터베이스를 선택한 고객에 대해 탑재 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썬 간부들이 연이어 퇴사하고 차세대 RISC 프로세서(코드네임: Rock) 개발을 진두지휘한 수석 프로세서 디자이너도 이달 초 회사를 떠났다”며 “오라클 손에 있는 솔라리스의 향방도 알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사는 AIX 및 리눅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시장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썬이 수십억 달러를 주고 인수한 MySQL이 오라클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에 소요되는 유지보수 비용은 높은 편이다. IBM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은 소유 비용을 고객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오라클-썬의 인수합병 절차는 올해 여름(서류에 ‘summer’로만 표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종영 한국오라클 상무는 “인수 절차가 중간 정도밖에 진행 되질 않아 기존 고객 유지에 대한 대안 책이나 향후 전략들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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