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로 위기에서 기회 엿본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5-28 16: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증권업계 해외진출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모습도 보이지만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판 골드만삭스에 대한 기대를 모으며 자본시장법이 시행에 들어갔지만 증권가는 선뜻 일을 벌이지 못 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었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법이 모델로 삼았던 해외 IB 상당수가 파산하거나 팔려나가는 운명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위기를 오히려 기회 삼아 남보다 한발 앞서 해외진출에 나서는 증권사도 있다.

뒤늦게 세계 IB 시장에 도전장을 내는 것인 만큼 해외 경쟁사가 위기에 빠진 지금이 기회란 판단에서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 대우 우리 현대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상위권 증권사는 중국과 아시아는 물론 세계 금융 메카인 미국ㆍ영국으로 사업영역을 발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 해외사업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한 주식위탁 거래에 머물렀다.

이에 비해 지금은 리서치, 부동산, 자원개발, 사회간접자본(SOC)개발, 펀드판매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외국 정부가 발주한 국가적인 개발사업에 금융자문회사 또는 투자자로 참여하는 증권사도 부쩍 늘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증권가는 내실을 다지는 데 무게를 두고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는 신중한 자세로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먼저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중국ㆍ미국ㆍ영국에 신규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홍콩을 축으로 한 글로벌 리서치센터도 신설돼 해외 유수 IB로부터 고급 인력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리서치센터가 있는 홍콩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거점에 지역 리서치 조직을 만들어 금융수출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현재 주식중개 중심인 홍콩 IB거점을 기업금융, 트레이딩, 기관대상 홍콩주식 중개, 자기자본투자(PI) 부문으로 확대하기 위해 인원을 50명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 증권사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에 맞춰 3월 초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열었다.

보수적인 일본 기관투자자에게 선진지수 편입은 한국 시장을 다시 보게 할 계기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 카자흐스탄에 이어 작년 벨로루시에 진출했다.

이 증권사는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동유럽 요충지인 벨로루시에서 최대 국영은행과 제휴를 맺고 현지 영업 강화에 나섰다.

현지 벨로루시뱅크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금융ㆍIT 기술 교환, 투자 금융사 공동설립을 포함한 다각적인 분야에서 협력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국내 상장을 원하는 해외기업을 유치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현대증권은 국제금융 거점인 뉴욕 런던 홍콩 도쿄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연달아 세우고 있다.

이 증권사는 "현대그룹이 러시아 북방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연계해 사업성과 안정성을 면밀히 점검한 뒤 공동으로 해외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베트남 호치민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도 사무소를 개설하고 현지 인수ㆍ합병(M&A) 주선에 나서고 있다.

대우증권은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전달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열었다.

일본 도쿄 사무소에 대한 지점 승격도 추진되고 있다.

이는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됐을 때 일본으로부터 7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작년 자본금 5000만 달러로 싱가포르 현지 IB센터를 설립했다.

IB센터는 동남아 사업기회 확대를 위한 거점으로 투자은행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증권사는 2007년 11월 베트남 사무소와 2008년 6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사무소를 연달아 세웠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슬람 금융시장을 개척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슬람 금융기법과 투자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증권사는 세계 금융시스템 회복 시점에 한국기업을 현지 투자자에게 적극 소개함으로써 대규모 해외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