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매각없다'…투자 유치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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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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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은 3일 유동성 논란의 근원지로 지목됐던 대우건설 풋백옵션 해결과 관련해 “재무적투자자(FI) 유치가 거의 진행된 상태”라며 “대우건설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제3의 투자자가 거의 유치된 상태라며 7월말까지 모든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이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17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5000억원가량을 지원받는 대신에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밑돌면 이들에게 차액을 보전해 주기로 한 계약을 말한다.

◇무리한 인수합병,‘승자의 독배’인가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재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당시 시장에서는 금호의 자금력에 대한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월 대한통운 인수 당시 대우건설 주가는 10.49% 폭락했고, 금호산업은 하한가를 기록했다.
결국 대우건설을 다시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지분 39.64%를 매입한 재무적투자자(FI)에게 올 연말에 지급해야할 금액만 3조5000~4조원 가량이다.

FI이 보유한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최소 3만1500원에다 이자까지 더한 값으로 되사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말까지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도 1조5000억원 이상이다. 어림잡아 연말까지 5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왜 ‘대우건설’인가…주채무계열 중 하나

이렇게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에게 '대우건설 매각' 요구 등 강도 높게 압박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다름 아닌 현재 금호아시아나가 최근 재무개선약정 대상 주채무계열 소속 대기업 9곳 한곳이기 때문이다.

사실 당시 시장은 산업은행이 금호그룹 재무개선 약정에 대우건설 재매각을 포함시켰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의구심을 가졌다.

산업은행이 현 시세에 30% 프리미엄을 얹어주더라도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투자손실은 반토막으로 확정되는 것인데, 이를 금호가 받아들일수 있겠느냐는 게 이유다.

또 그룹 내에서는 단지 손실 확정만의 문제로 끝날 일도 아니다. 대우건설 인수를 진두지휘했던 최고 경영진의 책임소재가 문제될 수 있고, 이로 인한 그룹내 지배구조 후폭풍도 배제할 수 없다.

◇제3의 투자자에게 기존 FI의 지분과 권리를 매각하면 끝?

일단 급한 시기는 뒤로 미루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제3의 투자자에게 어떤 조건으로 넘기느냐가 중요하다. 최소한이 현재 FI의 조건이지만, 현실적으로 더 많은 프리미엄을 얹어줘야할 가능성이 크다.

풋백옵션행사 기준주가나 연 이자율 등이 모두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앞으로 대우건설 주가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지금보다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알짜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한 후에도 다시 대우건설 관련 부담을 털지 못한다면 그 때는 더 큰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은 사실이다. 절차상의 문제를 해결하면 조만간 MOU를 체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7월 말까지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대우건설을 매각하겠다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만약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산업은행이 조성키로 한 사모주식펀드(PEF)에 대우건설의 풋백옵션을 넘겨야 한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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