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한국인 사업가 피살

출장차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인 사업가 한명이 피살됐다고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이 3일 밝혔다.

최중경 주필리핀 대사는 이날 한국인 사업가 장모(40·서울 서초구 방배동)씨가 지난달 23일 오후 11시께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입국한 뒤, 호텔로 향하던 승용차 안에서 한국인 하모(37)씨와 필리핀 공범 3명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대사관의 박장식 경찰주재관에 따르면 숨진 장씨는 카지노를 출입하면서 알게 된 하씨의 일본 혼다 시빅 승용차에 합승해 호텔로 가는 도중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 하씨와 필리핀 공범들의 흉기에 찔려 숨졌다.

범인들은 장씨가 갖고 있던 2000만원 가량의 현금을 빼앗고 추가로 돈을 요구하기 위해 납치를 시도했으나 장씨가 저항하자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사체를 마닐라 인근 강물에 유기하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장씨와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자 지난 26일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에 장씨의 실종신고를 하고 소재 파악 등 조사를 요청했다.

대사관 측은 필리핀 현지 경찰과 함께 공조수사에 나서 숨진 장씨가 마지막으로 '제임스'라는 이름의 한국인과 통화를 한 사실을 발견했다. 박 주재관은 그 한국인이 하씨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소재 파악에 나서 지난 1일 마닐라의 한 한국식당에서 그를 검거했다.

범인 하씨는 지난 2002년부터 필리핀에서 거주했으며 그간 여러 차례 납치, 강간, 강도 등의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정은선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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