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업체들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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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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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업체 스킨넷, 첫 철수 결정...신변안전 도미노 사태 우려

개성공단이 흔들리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가죽 제품을 제작하는 스킨넷이 최근 첫 전면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도미노 철수 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첫 전면 철수를 결정한 의류업체 스킨넷 김용구 대표는 9일 “직원들의 신변안전 때문에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킨넷은 2007년 아파트형 공장에 임대료 1억여원을 내고 입주, 100여명의 직원을 두고 가죽 모피를 제작했으나 지속적으로 영업 악화에 시달려왔다.

현재 개성공단 106개 입주업체 가운데 32개사가 스킨넷과 같은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업체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사한 어려움에 처한 업체들의 ‘도미노 철수’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성공단의 침체는 수치상으로도 우려가 돼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업체 수는 지난해 4월 69개에서 지난 4월 현재 104개로 51%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4월 입주업체들의 총 수출액은 715만 달러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627만 달러)에 비해 56.1% 감소했고 총 생산액도 7454만 달러로 작년 동기(7983만 달러) 대비 6.6% 줄었다.

남북 합의사항인 개성공단 숙소 건설이 미뤄지고 개성 주변에서 고용할 수 있는 인원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함에 따라 북측 근로자 수도 지난해 12월말 이후부터 4월말까지 3만8000명대에서 멈춰서 있다.

결국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2단계로의 확대는커녕 1단계 부지에 입주 예정이던 250개 업체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개성공단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유창근 기업협회 부회장은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업체가 모두 어려운 것은 아니다”며 “공식적으로 협회에 철수 의사를 밝힌 업체는 스킨넷 외에 아직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사태 확산을 경계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도 “조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개성공단 전체 상황은 아니다”며 “소규모 기업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킨넷의 경우 일반 천을 다루는 봉제업과 달리 가죽을 다루는 작업은 고급 기능을 요구하지만, 개성공단 근로자 현실은 그렇지 못해 불량률이 높았고, 이로 인해 바이어 주문 감소에다 남북관계 악화로 악재가 겹쳤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어느 정도의 파장을 일으킬지 더 두고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유 부회장은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1개 업체의 철수에 전체 기업들이 동요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일단 11일 남북 2차 실무회담의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쪽으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십억원대 이상 투자해 단독공장을 지은 업체들은 북측의 공단 폐쇄 또는 가동 불능 상황이 오기 전에 자체 판단에 따라 철수할 경우 경협보험 보장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극한 상황 전에는 쉽게 철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킨넷처럼 소규모 투자를 한 아파트형 공장 입주업체들을 중심으로 철수 기업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11일 실무회담은 개성공단 존폐를 가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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