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 근간과 방향
MB정부, 비핵·인권지적에 北 로켓발사 맞불
"美, 한국 중요성 잘 알아" 미래 긍정적 평가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은 핵문제는 물론, 동북아시아 평화 및 안정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정책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지난달 11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에서 열린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의 강의를 통해 “부시 정부는 6년동안 핵 문제만 해결하려고 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대기자는 “핵문제에서 남한은 전혀 변수가 되지 못한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불행한 일이지만 북한과 미국과의 문제이고 그들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설명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김 대기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포스트 모더니스트 대통령”이라며 “그는 정치이념적으로도 다자주의 및 실용주의적인 입장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신자유주의자, 시장경제 신봉자”라며 “대중영합주의(populism)의 등에 타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나라를 이끄는 것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의 공약인 반386적이고 보수 온건지향적인 입법인 양도세와 주택정책, 언론관련법, 금산분리법, 금융법 등이 처음 기획했던 대로 추진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련해서는 ‘김일성·김정일 왕조’의 생존전략에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기자는 “지금 김정일은 개혁개방이 아니면 경제를 살릴 수 없고 경제를 살리지 않으면 이 체제가 도저히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선택한 노선이 2012년까지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선군정치”라고 말했다. 북한이 선군정치의 핵심과 기둥인 핵미사일에 매달리게 된 이유다.
김 대기자는 이에 따른 오바마의 대북관을 소개하며 지금의 상황에 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오바마는 부시를 둘러싸고 있던 네오콘, 즉 신보수파는 다 몰아낼 것”이라며 “북한과 대화를 하고 관계를 개선해서 미국이 실질적으로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부시의 대외정책이 미국식 혹은 서양식 민주주의를 불량주의 국가들한테 이식해서 그 국가가 민주화가 되면 세계에 평화가 심어진다는 논법이었던 반면, 오바마는 이와 반대되는 실용주의, 현실주의 정책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미국과 대화해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벼르고 있었지만 상황은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김 대기자는 “북한의 계산대로 오바마가 당선이 됐지만 북한이 예기치 못한 복병이 있었다. 뉴욕발 금융위기와 팔레스타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의 문제로 인해 북한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버린 것”이라며 "이때부터 북한은 6자회담에 안 들어간다고 선언하는 등 어깃장을 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또한 북한을 자극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언급했다.
김 대기자는 “인수위 시절부터 통일부를 폐지한다고 했는데 통일부는 북한과의 대화창구 역할을 한다”며 “이를 폐지한다고 하니까 북한은 남한이 남북대화에 관심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문제 학자 중 극우파인 남주홍 경기대 교수를 통일부장관으로 임명한 것과 김태영 합참의장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제공격도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실수였다고 꼬집었다.
김 대기자는 이어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북한의 인권문제를 건드린 것도 시한폭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비핵·개방3000의 핵심조건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성이 있어야 되고, 우리의 경제적인 부담능력과 국민적인 지지가 있어야 되는 것이었다. 이는 장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북한이 펄펄뛰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탈북자들이 계속해서 풍선에 1달러를 넣어보낸 행위도 모욕적이라고 생각했고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문제를 건드림으로써 이명박 정부와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분노를 표현한 형태가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였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대기자는 북한이 북·미관계 개선에 목을 매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북·미관계가 정상화되면 IMF 및 아시아개발은행 등에서 아주 유리한 조건으로 장기 저리 차관을 받을 수 있다”며 “연이어 북·일관계가 정상화 되면서 정상화의 대가로 과거 식민지 통치에 대한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기자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화살을 너무 짧은 시간에 다 쏴버렸다고 지적했다. 결국 북한에게 남은 화살은 대형사고를 치는 것밖에 없다.
그는 “앞으로 정말 파국까지 갈지가 가장 큰 화두”라며 “미국은 대화의 문호를 다 열어놨기 때문에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고, 대화할 때 무엇을 가지고 논의할 것이며 대화가 잘 돼서 타결이 됐을 때 자신들이 북한에 내놓을 조건은 이미 다 알려주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대기자는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완전히 포기할 의사는 없는 것 같다”며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은 인정을 받고, 대신 수출 및 확산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반도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대기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에 대해서 친밀감 있고 우호적이고 한국의 중요성을 어느 대통령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리더십의 방향에 대해서 신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념적 좌표가 반대라는 점에서 오는 갈등은 지금도 없고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