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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유동성에 의한 코스피지수의 1400선대 회복과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개선 등이 경기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경기회복 기대감을 전제로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주요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한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국내총생산(GDP)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1.8%로 상향했다. 또 골드만삭스도 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3.0%로 조정했다.
장기침체 우려감이 상존하고 있어 낙관할 상황은 아니지만, 올해 한국 경제가 -4% 이상 역성장 할 것이란 그 동안의 보고서에 비하면 뚜렷하게 개선된 시각이다.
여기에 IMF의 수비르 랄 한국과장은 한미경제연구소가 주최한 한국경제전망 세미나에서 한국의 경기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쯤 되면 정부당국이나 기업, 국민 모두 반겨야할 기분 좋은 소식임에 틀림없다.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반가울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각종 경제지표에 나타난 수치나 전망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보다는 금융위기를 교훈삼아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출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구조의 근본적인 해결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이번 같은 금융위기에 또 다시 휘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경제구조는 수출시장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우리의 힘만으로 경기회복을 이룰 수 없다.
차제에 투자와 자원 개발, 생산·공급·수요, 기술 발전 등이 적정한 균형 속에 유지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부의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또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 마련보다 기업과 금융권이 자체 조정 능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균형을 잡도록 해주어야 한다.
수출시장은 우리가 당면한 최대 난제로 세계경제 성장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출시장이 살아나려면 우리의 주요 수출대상국인 미국의 저축률이 높아지고 수요가 살아나야한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경기상황은 수요확대까지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여기에 원유가격 상승은 기업들의 원가상승으로 이어져 수출경쟁력 마저 위협하는 상황이다.
또 내부적으로는 북핵문제와 노사문제 등 산적한 문제 등도 하반기 경제에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악영향이 한계기업의 부도를 가속화시키고 또 다시 금융권 부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국가 재정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금융업계의 또 다른 파국을 부추길 수 있다.
그 동안 금융위기가 보여준 것은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그러한 자율적 조정의 체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금융기관과 일부 기업의 도산은 가슴아픈 일이지만 체제의 시정 과정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구출하는 것은 자기 시정 과정을 방해하는 일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금융구조 조처에 대하여 큰 반대가 일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구조 조치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정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적어도 직접적인 의미에서는, 국민을 위하여 일한다고 할 수 없는 기업을 위하여 그 잘못을 국민의 세금으로 봉합해주는 것이 옳은 일인가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기업 행위를 어떻게 보든지 간에, 기업이 망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기에는 모든 나라에서 국민의 삶은 너무 깊이 기업 활동 속에 연계되어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더 많은 기업을 파산에 이르게 하거나 큰 타격을 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고 더 큰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임춘성 기자 ics20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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