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했던 해외 건설시장에서 잇단 수주 낭보가 날아들며 하반기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이란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시설 단지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GS건설은 이번 입찰에서 이란 현지 업체인 피데코(PIDECO)사와 50대 50의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이번에 수주한 프로젝트 현장은 현재 GS건설이 공사 중인 20억 달러 규모의 사우스파스 9~10단계 현장인 아쌀루에에서 50㎞ 떨어져 있는 톰박에 위치하고 있다. 이 곳에서 GS건설은 연간 1080만 t의 액화천연가스를 생산하는 플랜트 시설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공사 기간은 올 7월부터 2012년 2월까지다.
특히 GS건설은 이번 사업에 국내 업계 최초로 설계에서 구매와 공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독점 수행하는 '일괄도급 수행자'로 참여하게 된다.
이에 앞서 쌍용건설은 지난 23일 싱가포르에서 5억53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지하철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수주한 해외 철도·지하철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이 공사는 도심 지하철 2단계 사업 총 10개 구간 중 싱가포르의 최대 중심지인 리틀 인디아∼부기스를 잇는 총 연장 1065m의 지하철 노반과 2개의 역사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쌍용건설은 이 공사를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디자인 앤 빌드' 방식으로 수주했다. 공사 기간은 82개월로 이달부터 약 17개월간의 실시 설계를 거쳐 공사에 착수한 뒤 2016년 3월 완공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조만간 낭보가 날아들 예정이다. 사우디 국영석유업체 아람코와 프랑스 토탈 조인트벤처가 발주한 주바일 정유(Jubail Export Refinery) 플랜트 공사 가운데 4개의 공구에 대해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주바일 정유 프로젝트는 총 110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사업. 이번에 발주된 1차분은 6개 공구에 68억 달러 규모로 이 가운데 4개 공구가 국내 업체들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이 2공구(8억 달러), 삼성엔지니어링은 일본 지요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3, 4공구(6억5000만 달러, 8억5000만 달러), SK건설은 5공구(4억2000만 달러)에서 수주가 유력하다.
이들 3개사는 발주처인 아람코와 프랑스 토탈 조인트벤처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사회를 개최한 것으로 파악하고 공식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건설부문에서 한동안 효자노릇을 해오던 해외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특히 중동지역에서의 발주가 연기되거나 백지화되면서 해외수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70 달러대를 유지하면서 중동지역에서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다시 발주되는 등 시장환경이 개선되면서 하반기 해외 수주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허경신 해외건설협회 플랜트수주지원센터 소장은 "유가 움직임과 플랜트 수주는 상관관계가 많기 때문에 최근의 유가가 유지된다면 중동지역에서 하반기 수주 전망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사 해외사업부 부장은 "낙관적인 관점에서는 올해 하반기, 보통은 내년 상반기가 해외시장 회복 시점"이라며 "산유국들의 분위기가 유가와 함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